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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기분이었다" "공이 너무 좋아 깜짝 놀랐다" 투수 강백호 상대한, LG 타자들 반응은? [잠실 현장]

기사입력 2025-08-01 00:07


"묘한 기분이었다" "공이 너무 좋아 깜짝 놀랐다" 투수 강백호 상대한,…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LG전. 8회말 투수로 등판한 강백호가 첫 타자 이주헌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31/

[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갑자기 상대 간판스타 강백호가 투수로 올라왔다.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중 한 명이 1군 실전에 갑자기 투수라니. 깜짝 놀랐을 것이다. 그리고 '눈을 부릅뜨고 쳐야하나,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도 했을 것이다. 그만큼 진귀한 장면이 31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졌다.

KT 위즈는 LG 트윈스에 0대18로 대패했다. 이미 8회말 공격을 앞두고 0-16으로 밀리는 상황, 수건을 던질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주말 NC 다이노스 3연전도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패한 경기 필승조를 아껴야했다. 그렇게 이강철 감독의 승부수가 나왔다. 강백호의 투수 등판. 2019년 2년차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이벤트성으로 1이닝을 던진 이후 처음 투수로 경기에 나섰다.


"묘한 기분이었다" "공이 너무 좋아 깜짝 놀랐다" 투수 강백호 상대한,…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LG전. 5회말 2타점 적시타를 친 문보경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31/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직구 최고 144km를 찍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섞어던졌다. 하지만 물오른 LG 타선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 선두 이주헌에게 솔로포를 맞았고 최원영에게 2루타, 그리고 문보경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강백호를 상대한 LG 타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홈런을 친 이주헌은 "선발로 나온 타자중 나 혼자 안타를 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투수가 누구인지는 관계 없이 마지막 타석에 집중을 했다"고 하면서 "그렇게 만만한 공은 아니었다. 똑같은 투수가 던지는 거라 생각하고 최대한 집중을 했는데, 다행히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홈런이 되기는 했는데 기분이 묘하기는 했다"고 밝혔다.


"묘한 기분이었다" "공이 너무 좋아 깜짝 놀랐다" 투수 강백호 상대한,…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LG전. 8회말 투수로 등판한 강백호가 투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31/
왜 묘하다고 했을까. 문보경이 보충 설명을 했다. 문보경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고민이 되기는 했다. 열심히 쳐야하는 건가 생각을 했는데,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하는게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인 것 같아서 어떻게든 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전문 투수가 아닌 선수를 상대로, 눈을 부릅뜨면 약간의 민망함, 그런 감정이 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주헌도 그 비슷한 마음을 표현한 듯.

문보경은 기만의 의도로 비춰질 수 있는 것에 대해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상대가 왜 저런 선택을 했는지 다 이해하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자주 나오는 장면이기도 하지 않나. 오히려 신기했다. 나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문보경은 오히려 "초구 변화구가 들어오는데 엄청 좋더라. 깜짝 놀랐다. 당황했다. 그래서 더 긴장했다"고 설명하며 웃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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