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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안우진은 왜 펑고를 받고, 어쩌다 다친 것일까.
올 가을 병역 의무를 마치고 키움에 돌아올 예정이었다. 정식으로는 키움 선수가 아니지만, 사실상 키움 선수라고 봐도 되는 애매한 상황. 운동 욕심이 난 안우진은 2군 훈련을 함께 할 수 있느냐고 요청했고 구단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문제는 2일 터졌다. 자체 청백전에서 1이닝을 소화했다. 157km를 찍었다. 그런데 경기 후 어깨를 다쳤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런데 시대가 어떤 시대인가. 이런 강압적 훈련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다. 그리고 안우진의 커리어와 팀 내 위상이라면, 말도 안되는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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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팀이 졌다. 안우진이 자기는 빠지면 안되느냐는 얘기를 한 건 사실이다. 이게 날씨도 덥고 힘드니 하기 싫다는 의사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 것일 수도 있고 '나는 정식 선수도 아닌데 벌칙까지 받아야해'라는 의미였을 수도 있다.
그러자 한 코치가 '그래도 같이 경기를 했는데, 졌으면 정해진 약속은 같이 수행해햐 하는 것 아니냐'라고 해 안우진도 참가를 한 케이스다. 선수 생명에 위협을 느낄 상황이었다면, 안우진이 끝까지 거부를 했었을 것이다.
만약 진 팀에게 '원산폭격' 등 가혹행위 벌칙을 했다면 모를까, 펑고는 훈련 차원이었다. 챙백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 부족한 하체 훈련을 하는 개념이었다. 실제 투수들은 스프링캠프에서 매일같이 펑고 훈련을 한다. 다시 말해 안우진이 절대 해서는 안될, 못할 벌칙을 수행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벌칙'과 '강압'이라는 단어에만 매몰되다 보니, 외부에는 그 때 상황이 완전히 다르게 전해질 수 있다. 안우진 소식을 전해들은 다른 팀의 2군 코치도 "우리 팀도 경기 후 투수들이 벌칙 펑고를 받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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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책임을 구단과 2군 코칭스태프에 전적으로 몰아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현장에서 사고가 나면 구단 규정으로도 대의적으로도 코칭스태프가 책임을 지는 건 맞다. 하지만 이게 악랄한, 시대착오적 지시로 선수를 다치게 한 거냐고 하면 그건 아니라고 해야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훈련을 하다 선수가 다치는 상황이 발생하면, 모두 다 그 훈련을 시킨 감독과 코치 책임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