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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11G까지 '미스터제로'였는데…5년만에 직면한 차가운 현실 → '두산 보류권' 플렉센 FA [SC포커스]

최종수정 2025-08-06 06:12

개막 11G까지 '미스터제로'였는데…5년만에 직면한 차가운 현실 → '두…
두산 시절 플렉센. 스포츠조선DB

개막 11G까지 '미스터제로'였는데…5년만에 직면한 차가운 현실 → '두…
두산 시절 플렉센.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메이저리그 재진출 5년만에 차가운 현실에 직면했다. 두산 베어스 출신 크리스 플렉센(31)이 최종 방출됐다.

메이저리그트레이드루머스(MLTR) 등 현지 매체들은 5일(이하 한국시각) 플렉센이 소속팀 시카고 컵스에서 방출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컵스로부터 전력 외 통보(DFA)를 받았고, 보류기간 동안 어느 팀의 클레임 제안도 받지 못해 방출처리됐다.

플렉센은 올시즌 21경기(선발 1)에서 5승1패 평균자책점 3.09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시즌전만 해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컵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개막 이후 입지가 완전히 달라지는듯 했다. 5월 3일 첫 빅리그 콜업 이후 11경기 동안 4승무패, 평균자책점 0으로 '미스터제로'를 유지했다. 이후로도 필요시 최대 4이닝까지 책임지는 롱맨 겸 브릿지 요원으로 활약했다. 지난 7월 6일까지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0.83이었다.

지난 7월 12일에는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대체선발 기회도 얻었다. 선발 등판 결과는 4이닝 동안 홈런 포함 3안타 4사구 3개로 3실점.


개막 11G까지 '미스터제로'였는데…5년만에 직면한 차가운 현실 → '두…
두산 시절 플렉센. 스포츠조선DB
오랜만의 선발 등판이 독이 된 걸까. 이후 급격히 부진에 빠졌다. 2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3이닝 5실점, 26일 시카고화이트삭스전 2이닝 4실점(2자책), 29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2이닝 2실점의 부진이 이어졌다. 이상 4경기 1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이 무려 9.82에 달했다.

결국 방출 통보를 피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30대 투수의 비애다.

플렉센은 2020년 두산에서 뛸 당시 150㎞대 초중반의 막강한 직구를 과시하며 8승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당시 1m91의 탄탄한 체격에 걸맞는 불같은 직구, 열정적인 투구, 시원시원한 감정표현까지 겸비해 두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포스트시즌 두산의 미라클 행보 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주역 중 한명이었다.


이듬해부터 미국 무대에 재진출, 시애틀 매리너스와 뉴욕 메츠, 콜로라도 로키스,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쳐 올해는 컵스에서 뛰고 있었다.


개막 11G까지 '미스터제로'였는데…5년만에 직면한 차가운 현실 → '두…
크리스 플렉센. AP연합뉴스
복귀 첫 시즌이었던 2021년 31경기 179⅔이닝을 책임지며 14승6패 평균자책점 3.01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메릴 켈리(전 SK 와이번스, 현 텍사스 레인저스) 이후 최고의 역수출 사례로 호평받았다. 이듬해에는 다소 부진을 겪으며 시즌 도중 불펜으로 내려갔다. 그래도 33경기(선발 22) 8승9패 137⅔이닝 3.74로 나쁘지 않았다. 연봉은 400만 달러에서 800만 달러로 뛰었지만, 롱맨의 특성상 포스트시즌에선 외면받았다. 이해 시애틀은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시작, 디비전 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로스터에 플렉센의 이름은 없었다.

2023시즌에는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고, 결국 6월중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친정팀 뉴욕 메츠로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선수 영입용 샐러리 채우기로 활용된 것. 곧바로 방출됐다. 이해 7월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트리플A팀과 계약하며 빅리그에 재도전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개막 11G까지 '미스터제로'였는데…5년만에 직면한 차가운 현실 → '두…
크리스 플렉센. AP연합뉴스
지난 시즌 화이트삭스에서 다시 선발투수 기회를 잡았지만, 팀도 자신도 결과가 썩 좋지 못했다. 33경기(선발 30)에 등판해 160이닝을 소화하며 3승15패 평균자책점 4.95에 그쳤고, 시즌 후 FA가 됐다.

올해 다시 빅리그에 재도전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가 했지만, 긴 슬럼프에 빠지며 또한번 좌절을 맛보게 됐다. 이제 새로운 팀을 찾아야하는 처지다.

현재 KBO리그 기준 플렉센의 보류권은 두산에 있다. 두산은 2020시즌 호성적을 낸 플렉센과 재계약을 원했지만, 플렉센이 이를 거절하고 미국 무대에 도전했기 때문.

하지만 올해가 5년째로, 보류권 마지막 해다. 올겨울부터 '자유'다. 아직 KBO리그 외인으로 뛰기엔 충분한 나이, 관심을 보이는 팀이 있을 수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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