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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우승팀 4번 타자가 된다.
7회말 홈런이 나오기 전 세번의 타석은 아쉬웠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서는 두산 선발 최승용에게서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3회말 2사 만루의 선취 득점 기회에선 초구를 쳐 2루수앞 땅볼에 그쳤다. 1-2로 뒤진 5회말 1사후 오스틴이 좌전안타에 실책으로 2루까지 살아가 또한번 찬스가 눈앞에 왔는데 이번에도 2루수앞 땅볼에 그쳐 오스틴을 3루까지 보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초구 몸쪽 깊은 볼에 이어 2구째 바깥쪽 147㎞ 직구에 헛스윙. 3구째 146㎞의 바깥쪽 직구가 존에 들어오며 1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131㎞의 슬라이더가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왔고 문보경이 이를 퍼올렸다. 발사각이 37.1도로 측정될 정도로 높은 포물선을 그린 타구. 담장을 넘기에 충분한 비거리였다. 우익수가 추격을 포기하고 바라봤고, 두둥실 떠오른 타구는 담장을 훌쩍 넘었다. 비거리 115m.
문보경의 시즌 21번째 홈런. 지난해 기록한 자신의 커리어 하이 22홈런에 1개차로 바짝 다가섰다.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34개), KIA 타이거즈 패트릭 위즈덤(22개)에 이어 홈런 단독 3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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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이 스리런포를 치기 전 KT 강백호가 한화전서 역전 3타점 2루타를 쳐 5-2로 앞서 문보경의 역전 홈런이 LG를 1위로 올려놓는 한방이 됐다.
4-2의 리드를 LG 불펜이 끝까지 막았고 LG는 6월 14일 이후 52일만에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문보경은 경기 후 1위 소식에 "오늘 1위가 돼서 정말 좋지만 방심하지 않고 남은 경기들 잘 풀어나가서 마지막에 정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홈런임은 직감했는데 파울이 될까 걱정했다. 문보경은 "넘어갈 줄은 알았는데 공이 휘어져 나가는 것 때문에 파울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발 파울만 되지 말라고 기도했다"라고 했다.
기분 좋은 홈런일테지만 이전 타석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컸다. "3회와 5회 타석이 모두 찬스였는데 살리지 못해서 아쉬웠다. 스리런 홈런이 결정적이었지만 더 일찍 쳤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7회에 타석에 들어갈 때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우주의 기운'은 잘 모르겠다고. 그러나 문보경은 "우리 팀이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은 느낌이 잘 들지 않고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는 모습이 모여진 것 같다"며 "원팀의 분위기가 잘 된 것 같아서 한경기 한경기 승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라고 지금의 팀 분위기를 전했다.
후반기 성적이 좋다. 16경기서 타율 3할3푼3리(63타수 21안타) 7홈런 22타점을 올리고 있다. 7홈런은 후반기 홈런 1위다. 문보경은 "내가 못칠 때 팀 성적도 안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땐 좀 많이 불편했다"며 "지금은 팀도 이겨서 정말 좋다"며 웃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