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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 무효' LG를 구한 박동원의 '천재적 어필' → 그런데 수비방해면 아웃 아니야?

최종수정 2025-08-06 10:20

'도루 무효' LG를 구한 박동원의 '천재적 어필' → 그런데 수비방해면…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9회초 1사 1, 3루. 1루주자 박준순의 2루 도루 때 송구 방해 판정이 나온 후 주자의 1루 귀루를 선언하자 염경엽 감독이 나와 항의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5/

'도루 무효' LG를 구한 박동원의 '천재적 어필' → 그런데 수비방해면…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4대2 역전승을 거두며 단독 1위를 탈환한 LG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5/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LG 트윈스 박동원이 센스 있는 어필로 팀을 구했다. 송구 방해를 인정 받으면서 두산 베어스의 도루를 취소시켰다.

통상 '방해' 판정이 내려지면 벌칙으로 아웃 처리를 당한다. 하지만 이번 장면에서는 아웃카운트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LG는 5일 잠실에서 열린 2025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에서 9회초 위기를 탈출하면서 4대2로 승리했다. 두산의 도루를 무효로 만든 박동원의 항의가 결정적이었다.

LG가 4-2로 앞선 9회초 마무리 유영찬이 등판했다. 양의지 박준순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에 몰렸다. 유영찬은 대타 김기연을 삼진으로 잡아 한숨 돌렸다.

1사 1, 3루 강승호 타석에 1루 주자 박준순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LG 포수 박동원이 심판에게 무언가 이야기했다. 타자가 송구를 방해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였다.

강승호가 헛스윙을 하면서 돌아간 방망이가 2루에 공을 던지는 박동원의 왼쪽 엉덩이 부위를 살짝 건드렸다.

심판진은 합의 후 2루를 점유한 박준순을 1루로 돌려보냈다.


박동원의 항의가 없었다면 LG는 1사 2, 3루에서 다시 강승호를 상대했어야 했다. 1사 1, 3루로 돌아간 유영찬은 강승호와 박계범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 승리를 지켰다.


'도루 무효' LG를 구한 박동원의 '천재적 어필' → 그런데 수비방해면…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4대2 역전승을 거두며 단독 1위를 탈환한 LG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5/

'도루 무효' LG를 구한 박동원의 '천재적 어필' → 그런데 수비방해면…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 9회초 1사 1, 3루. 1루주자 박준순의 2루 도루 때 송구 방해 판정이 나오자 조성환 감독대행이 나와 항의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5/
'타자의 반칙행위'를 규정한 야구 규칙 6.03조에 따르면 타자가 포수의 수비를 방해하면 '타자 아웃'이 선언돼야 한다.

타자가 타자석을 벗어남으로써 포수의 수비나 송구를 방해하였을 경우, 또는 어떠한 동작으로든 본루에서의 포수의 플레이를 방해하였을 경우, 타자가 제3스트라이크 투구 또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배트를 페어 또는 파울지역으로 던져 포수(미트 포함)를 맞혔을 경우 등이 타자가 아웃되는 반칙 행위다.

이 경우 타자는 아웃, 볼 데드다.

다만, 예외가 있다. 행위의 '고의성'이 중요하다.

야구 규칙은 '타자가 워낙 힘차게 배트를 휘두르다가 그 여세로 배트가 포수에게 닿았거나, 아무런 고의성 없이 백스윙하던 배트가 아직 확실하게 포구되지 않은 투구나 포수에 닿았기 때문에 포수가 공을 잡지 못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때는 타자의 방해를 선언하지 않고 볼 데드로 하며 주자의 진루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정해놓았다.

'왜 방해가 되느냐'는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의 항의에 이어 '방해를 인정했으면 아웃 아니냐'고 어필했던 LG 염경엽 감독. 심판진은 확신을 가지고 두 감독을 차례로 덕아웃으로 돌려보냈다. 헷갈릴 수 있는 혼돈의 상황 속에서 야구규칙의 세부 예외조항까지 정확하게 인지해 적용한 심판진의 판정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아무튼 박동원은 이 규칙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사실 박준순의 스타트가 워낙 빨랐다. 송구가 제대로 갔어도 세이프였을 확률이 매우 높다.

박동원은 이날 2타수 무안타 침묵했지만 '센스'로 승리에 기여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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