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선발승이 무려 31일만이라니. 믿기지 않지만 지금 KIA 타이거즈의 현주소다. 그 난관을 '에이스'가 헤쳤다.
KIA는 지난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2대0으로 팀 영봉승을 거뒀다. KIA의 팀 영봉승은 지난 7월 5일 광주 롯데전 이후 31일만이다.
KIA 타선은 네일이 마운드를 지킨 6회까지 1점도 뽑지 못했다. 타선이 알렉 감보아의 호투에 가로막혀 0점으로 묶여있을때, 네일 역시 '에이스' 다운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면서 무실점 호투로 화답했다.
네일이 6회말도 무실점으로 마쳤을 때 투구수는 94개였다. 현실적으로 1이닝 더 던지기에는 자칫 무리가 될 수 있는 상황. 그때 KIA 타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7회초 감보아의 공에 힘이 떨어지는 틈을 탔다. 감보아는 선두타자 나성범 타석에서 제구가 안되면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6구 연속 볼이 들어가는 등 난관을 겪었다. 뒤이어 패트릭 위즈덤까지 내야 안타가 나오면서 무사 1,2루. 뒤이어 감보아의 포구 수비 실책으로 무사 만루 찬스까지 만들어졌다. KIA가 김태군의 2타점 적시타로 기어이 0의 균형을 깨면서 7회초 공격을 마쳤다.
7회말 수비를 앞두고 KIA 벤치는 투수를 성영탁으로 교체했다. 만약 7회초 점수를 내지 못했다면 네일은 또 선발승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내려갈 뻔 했다. 환상적인 타이밍이었다. 네일의 뒤를 이어 등판한 성영탁~한재승~전상현이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면서 KIA는 값진 승리를 챙겼다. 팀 순위도 다시 4위로 치고 올라섰다. 네일은 승리 투수가 됐다. 이제야 시즌 6승(2패)째.
|
7월초 3연승을 하는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던 KIA는 4연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그리고 후반기 시작 후에도 LG와 롯데에 연속 스윕을 당하면서 7연패의 늪에 허덕였다. 한때 2위까지 올라갔던 팀 순위는 7위까지 미끄러졌다.
승리 기회 자체가 워낙 적다보니 선발승 조차 7월 5일이 마지막이었다. 후반기 첫 승리였던 7월 20일 광주 NC전에서는 이의리가 선발 등판했지만, 불펜인 조상우가 구원승을 챙겼다. 또 지난 7월 31일 광주 두산전에서는 한재승이, 1일 광주 한화전에서는 김시훈이 승리 투수가 되면서 트레이드 이적생 불펜 듀오가 연속 구원승을 거둔 상태였다.
|
그런데 이날 중요한 롯데전에서 네일의 호투와 타선의 적절한 도움, 그리고 불펜진의 무실점 합작까지, 벤치가 그리던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로 승리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