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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5회까지 자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엄상백은 올시즌전 KT 위즈에서 FA 자격으로 4년 총액 78억원에 한화로 이적했다. 4선발의 보직을 받고 출발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피칭을 해주지 못했다. 15번의 선발 등판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6.33에 머물렀다. 퀄리티스타트가 단 두번 뿐이었고 5이닝을 넘긴 경기도 7번에 그쳤다.
결국 7월 9일 대전 KIA전을 마지막으로 선발에서 내려와 불펜으로 내려왔다.
엄상백을 대신해 선발로 나섰던 황준서가 부진하며 김경문 감독이 9일 선발에 대해 "'깜짝 선발'이 나갈 것"이라고 예고를 했었는데 여러 투수에 대한 예상을 깨고 엄상백이 낙점된 것.
김 감독은 9일 경기전 엄상백이 나가는 것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김 감독은 "이제 깨놓고 얘기하면 왼손 투수를 내려고 했었다"라면서 "그런데 어차피 그 선수가 이닝이 길지 않다면 불펜 투수들이 또 계속 나가야 될 것 아닌가. 그래서 황준수 등을 생각하다가 그냥 선발이 던지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해서 상백이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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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왼손 투수를 낼 계획이었고, 그 투수가 선발 유형이 아니었다는 것이라 올해 한화에서 불펜으로 던졌던 왼손 투수가 '깜짝 선발'의 후보였다. 권민규 김기중 김범수 조동욱 정도가 후보가 될 수 있었다. 현재 1군에 있는 왼손 불펜에선 김범수와 조동욱. 한화 관계자는 이 중 김 감독이 생각한 '깜짝 선발'이 김범수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김범수가 선발로 나와도 될 뻔했다. 엄상백이 2회말에 아웃카운트 하나 못잡고 내려갔기 때문이다.
1회말 선두타자 신민재와의 승부부터 힘들었다. 무려 14구까지 던지는 접전을 펼쳤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신민재가 무려 9개의 파울을 쳤고 그사이 볼 3개를 골라내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는데 14구째에 결국 중전안타를 맞았다. 문성주를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3번 오스틴과의 승부에서 2S의 유리한 카운트 속에서 4구째 던진 134㎞의 체인지업이 한가운데에 들어가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이 되고 말았다. 0-2.
이후 문보경에게 볼넷을 허용한 엄상백은 김현수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문보경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오지환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1점을 더 내줬다.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2루에 또 몰렸지만 구본혁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힘겹게 1회를 마무리. 투구수가 무려 44개였다.
2회말은 아웃카운트 하나 못잡았다. 선두 박해민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고, 신민재 타석에서 2루 도루를 허용했다. 그리고 신민재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 그리고 문성주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아 0-5까지 벌어졌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조동욱이 올라오며 투수 교체. 이후 문보경이 우중간 안타를 쳐 문성주가 홈을 밟아 0-6까지 벌어졌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