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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오랫동안 봉인돼 있던 김하성(30·탬파베이 레이스)의 장타력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왔다.
김하성 스스로도 1할대 추락은 적지 않은 충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1일 시애틀전에는 전날과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되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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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가는 사이 2루 주자 조쉬 로우가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왔고, 김하성도 선 채로 2루베이스에 도착했다. 지난 7월 10일 디트로이트전 이후 14경기 만에 터진 김하성의 시즌 2호 2루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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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로 따라붙은 4회초 2사 후에 나온 두 번째 타석. 상대 투수는 우였다. 이전 타석에서 2루타를 내준 게 기분 나빴을까. 우는 초구로 97마일 짜리 포심패스트볼을 김하성의 몸쪽으로 던졌다. 앞서 2루타를 맞았던 싱커와 거의 같은 코스와 스피드였다.
김하성은 이 공을 놓치지 않았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 속도 102.2마일(시속 약 164.5㎞)가 순간적으로 찍혔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걸린 하드히트였다. 이번에도 앞서 2루타 때와 마찬가지로 타구가 라인드라이브성으로 좌측 방면을 향해 날았다. 이번에는 발사 각도가 21도로 살짝 높게 형성된 덕분에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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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하성은 6회초 2사 후 세 번째 타석에서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나갔다. 앞서 2루타와 홈런으로 혼쭐이 난 시애틀 선발 투수 우는 김하성의 몸쪽코스를 극도로 경계했다. 4개의 공이 전부 바깥쪽 스트라이크존 경계선 부근을 맴돌았다. 타격감이 절정에 오른 김하성이 이런 공에 현혹될 리가 없었다.
김하성은 3-5로 뒤지던 8회초 2사 1, 2루 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안타를 날리지 못했다. 김하성 타석이 되자 시애틀 벤치가 움직였다. 칼렙 퍼거슨을 내리고 필승계투 카를로스 바르가스를 올렸다. 앞서 2루타와 홈런을 친 김하성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김하성은 바르가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몸쪽 싱커(100.1마일)를 다시 잡아당겼다. 앞서 2루타와 홈런을 친 것과 거의 같은 빠른 공이 또 들어오자 자신있게 스윙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배트 중심부에서 약간 아랫쪽에 맞으며 타구가 멀리 뻗지 못했다. 타구 속도는 97.9마일로 하드히트였지만, 발사각도가 -19도였다.
강한 땅볼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김하성은 1루에서 아웃된 뒤 헬멧을 벗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타석에도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담긴 표정이었다.
결국 이게 김하성의 이날 마지막 타석이 되고 말았다. 김하성은 이날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1득점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1할대로 떨어졌던 시즌 타율은 0.218(55타수 12안타)로 상승하며 2할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여전히 평균 이하의 타율이다. 더불어 탬파베이도 3대6으로 졌다. 김하성이 팀내 최고연봉자로서 이날 활약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날과 비슷한 활약을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