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루 안돼, 직구만 노렸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포, 후반기 4할 청년포수의 변화 "매타석 긍정의 마음으로"

기사입력 2025-08-14 00:14


"잔루 안돼, 직구만 노렸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포, 후반기 4할 …
13일 삼성전 결승타 주인공 한준수.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IA 이범호 감독은 12일 삼성과의 원정 3연전에 앞서 "(김)태군이가 (타선을) 거의 다 먹여 살리고 있다. 지금 태군이가 투수리드 뿐 아니라 공격 쪽에서도 찬스에도 치고, 주자 없을 때는 만들어 주고 있다. 지금은 (한)준수도 컨디션이 상당히 좋아서 우선 경험 많은 태군이가 나가고, 후반이나 준수가 강한 투수가 나오면 한번씩 태군이에게 휴식을 주면서 로테이션 하려고 한다"고 구상을 밝혔다.

타격감이 좋은 한준수(26)를 벤치에 두는 것도 안타까운 일. 하지만 선택은 하나 뿐이다. 적절한 배분이 답이다.

그 적절한 배분이 13일 대구 삼성전 대승으로 이어졌다.

KIA는 1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8회 터진 한준수의 데뷔 첫 그랜드슬램에 힘입어 삼성을 9대1로 대파하고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1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 김태군 대신 한준수 포수 카드를 꺼냈다. 8번 포수 배치. 신의 한수였다 .

1-1 팽팽하던 8회초 1사 후 최형우가 배찬승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2사 1루 위즈덤 타석에서 삼성 벤치가 움직였다. 전날 콜업돼 시범등판을 마친 이호성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제구가 흔들렸다. 위즈덤 김호령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안타 볼넷으로 2사 만루에 몰렸다. 앞선 3타석 모두 뜬공으로 물러났던 한준수 타석. 초구 스트라이크 후 차분하게 볼 2개를 골라낸 한준수는 이호성의 149㎞ 빠른 공을 당겨 빨랫줄 같은 타구로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짜리 그랜드슬램. 두 외인투수의 팽팽한 선발 맞대결 속 후반으로 흐른 승부는 그 한방으로 끝이었다.


"잔루 안돼, 직구만 노렸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포, 후반기 4할 …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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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경기 후 한준수는 "상대 투수가 볼이 빠르기 때문에 직구 하나만 보자는 생각으로 들어섰다. 변화구는 생각하지도 않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의 짜릿한 순간에도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그는 "형들이 이렇게 찬스를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제가 칠 수 없었다. 신중하게 만든 찬스를 잔류를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에 좀 적극적으로 치자하는 생각으로 임한 게 좀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 타구는 맞자마자 홈런이 될 거라고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상 복귀 후 두번째 등판한 올러의 호투를 포수로 이끈 한준수는 "좀 아쉽긴 했는데 그래도 1점으로 잘 막아서 다행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1회부터 4회까지 상대에 찬스를 만들어 줬는데 잘 막았고, 메이닝 선두 타자에게 집중하자고 했다. 상대 타자가 속은 공을 바꾸지 않고 계속 썼다. 결과는 몰라도 좋은 공을 계속 쓰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12경기에서 4할 타율을 기록중인 한준수는 멘탈의 변화를 꼽았다. 그는 "첫 타석에 안 맞았을 때 너무 조급해 하기 보다 한 타석 한 타석 좀 긍정적으로 들어가려는 마음을 바꾸니까 조급하지 않고 좋은 결과가
"잔루 안돼, 직구만 노렸다"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포, 후반기 4할 …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실제 한준수는 이날도 앞선 세타석 모두 뜬공으로 물러났고 마지막 타석에 결승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역시 상승세인 김태군과 출전시간을 나누고 있는 한준수는 "어렵다면 어려운 거지만 1군 여기에 있는 건 경쟁이기 때문에 나가든 안 나가든 항상 준비는 하고 대타를 나가서도 이 한 타석에 제가 보여줄 거는 다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나간다. 당장 시합을 많이 그렇게 못 나가도 뒤에서 묵묵히 준비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수에 장타력을 겸비한 멋진 청년 포수의 탄생. 포수 세대교체가 필요한 KBO 전체에도 희망적인 변화의 신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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