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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순위가 처져 있다고 해서 우리가 지는 것에 자유롭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두산은 여전히 9위다. 시즌 성적 47승5무59패. 5위 KIA와는 7경기차가 난다. 올 시즌 남은 경기는 33경기뿐. 아무리 '미라클'이 팀 컬러여도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런 두산이 후반기에 자꾸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어느 해보다 5강 경쟁이 치열한 올해. 갈길 바쁜 팀들의 발목을 계속 잡기 때문. SSG(3승2패), 한화(1승1무1패), LG(2승4패), KIA(2승1무1패), NC(1승1패) 등이 당했다. 특히 LG는 후반기에 단 4패에 그칠 정도로 압도적인데, 절반인 2패를 두산에 당했다.
상승세의 비결로는 센터라인 안정을 꼽았다. 두산은 김재호(은퇴) 이후 주전 유격수 찾기에 3년 넘게 시간을 허비한 팀인데, 조 대행 부임 이후로는 이유찬을 유격수로 일단 고정하면서 2루수 오명진-3루수 박준순까지 고정해 내야 안정화를 꾀했다. 군 복무를 마친 유격수 안재석과 3루수 임종성(현재 부상)까지 제대로 경쟁이 붙으면 두산 내야진은 더 풍부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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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15일 잠실 KIA전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연장 11회 6대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4-5로 뒤진 9회말. KIA는 마무리투수 정해영을 올려 경기를 끝내고자 했는데, 2사 1루 오명진 타석 때 1루주자 정수빈이 KIA 배터리를 흔들었다. 정수빈은 2루를 훔치며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고, 정해영의 폭투에 힘입어 3루까지 갔다. 이때 KIA 포수 한준수의 3루 악송구까지 나오면서 득점해 5-5 원점이 됐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재호 후계자' 안재석이 경기를 끝낸 것도 팬들을 흥분시키는 포인트였다. KIA는 정해영을 내리고 연장 남은 2이닝을 롱릴리프 김건국이 책임지게 했는데, 1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재석이 오른쪽 담장 너머로 타구를 날렸다. 시즌 마수걸이 홈런이자 전역 복귀 홈런으로 팀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안겼다.
두산은 5강 경쟁팀에 계속해서 치명상을 입히는 동시에 "지는 것에 자유롭지 않은" 야구로 멀어졌던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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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