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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두산에서 윤태호가 4이닝을 150㎞ 넘게 던지면서 막아 줄 것이라고는 솔직히 생각을 못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었을 텐데, 정말 아름다운 피칭을 해줬다. 외야로 가는 타구들이 2~3개 잡히면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고, 변화구도 나름대로 스트라이크존 근처에 가다 보니까 조금 더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다"고 칭찬했다.
신예 윤태호에게 막힌 KIA는 오히려 두산에 끌려갔다. 6회까지 0-2로 끌려가다 7회초 오선우의 1타점 적시타로 추격을 시작했고, 9회초 패트릭 위즈덤의 동점포와 김태군의 역전 적시타를 묶어 3-2로 뒤집었다. 그런데 9회말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2실점하는 바람에 이틀 연속 9위 두산에 끝내기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네일은 네일이었다. 7이닝 92구 6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연패 탈출을 이끌고자 했다.
문제는 제환유에 막힌 타선이었다. 1회초 시작은 좋았다. 1사 후 박찬호의 볼넷과 김선빈의 중견수 오른쪽 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았다. 최형우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1-0으로 앞서 나갔다.
제환유는 실점하자 크게 흔들렸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나성범과 위즈덤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줘 만루가 됐다. KIA는 여기서 더 제환유를 흔들었어야 했는데, 오선우가 2루수 땅볼에 그치면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제환유는 빠르게 안정감을 찾으면서 5이닝 71구 2피안타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KIA는 이틀 동안 윤태호, 제환유라는 아직은 팬들에게 생소한 무명 투수들에게 9이닝 1득점에 그치면서 도통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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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두산에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허용하며 무너진 정해영을 이날 2군으로 내려보내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상태였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한 전상현을 중용하며 정해영 없이 최소 열흘을 버틸 생각이었다.
그런데 변화를 준 첫날. 전상현이 무너졌다. 8회 이준영이 ⅓이닝 1실점을 기록한 가운데 공을 넘겨 받은 전상현은 ⅔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무너졌다. 2대4 역전패.
결승타를 장식한 두산 조수행은 "우리는 대체 선발투수인 (제)환유가 던졌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들 KIA 쪽으로 기울어졌다고 예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환유가 정말 잘 던져줬고, 그러다 보니까 타자들도 또 힘이 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KIA는 9위 두산에 스윕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다른 5강 경쟁팀들도 같이 부진한 덕분에 간신히 5위에서 버티고는 있다. KIA는 시즌 성적 53승4무53패를 기록해 KT 위즈(55승4무55패), NC 다이노스(51승6무51패)와 공동 5위가 됐다.
치명적인 3연패를 당한 KIA는 후반기 성적 8승1무13패를 기록해 또 리그 최하위가 됐다. 시즌 압도적 꼴찌 키움 히어로즈도 후반기에는 KIA보다 승리가 더 많다. 키움은 9승1무14패를 기록해 9위다.
KIA는 19일부터 키움과 광주에서 주중 3연전을 치른다. 이미 9위 두산에 치명상을 입은 상황에서 키움에도 고전하면 KIA는 통합 우승을 차지하고 1년 만에 가을 초대장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마주할 위기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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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