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정후 '진기명기'에 하루종일 푹빠진 美, "10년에 한 번 나올 수비다, 누가 토를 달겠는가" 격찬

기사입력 2025-08-18 20:51


이정후 '진기명기'에 하루종일 푹빠진 美, "10년에 한 번 나올 수비다…
샌프란시스코 중견수 이정후가 18일(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4회초 얀디 디아즈의 우중간 플라이를 전력질주해 잡아내고 있다. 이정후는 글러브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두 무릎으로 잡아 끝내 놓치지 않았다. 사진=MLB.TV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의 수비 하나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이정후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매우 보기 드문 호수비를 펼쳤다. 2루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냈는데, '진기명기' 코너에 반드시 나와야 할 명장면이었다.

해당 수비는 0-0의 균형이 이어지던 4회초에 나왔다.

탬파베이 선두 우타자 얀디 디아즈가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간 웹의 초구 83.9마일 가운데 낮은 스위퍼를 밀어쳐 우중간 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쳤다. 발사각 26도, 105마일 속도로 자신의 왼쪽으로 크게 날아오자 중견수 이정후가 전력으로 달려가 비거리 383피트 지점에서 글러브를 뻗어 공을 낚아챘다.

그런데 공이 글러브를 맞고 튕겨 나왔고, 미끄러지듯 슬라이딩 자세로 바뀐 이정후의 왼쪽 허벅지에 떨어졌다. 이정후는 공이 허벅지를 타고 내려오자 양쪽 무릎으로 공을 잡고 끝내 놓치지 않았다. 2루심의 손이 올라가 아웃이 선언됐다. 탬파베이 벤치에서 챌린지를 요청할 수도 없는 완벽한 '무릎 캐치'였다.


이정후 '진기명기'에 하루종일 푹빠진 美, "10년에 한 번 나올 수비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18일(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4회초 얀디 디아즈의 우중간 큼지막한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고 있다. 이정후는 글러브를 맞고 떨어지는 공을 양 무릎으로 잡아 끝내 놓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현지 중계방송사인 NBC스포츠는 "이정후가 3루타 존으로 전력질주해 두 무릎으로 잡아냈습니다. 분명 무릎 사이에 공을 잡고 있네요"라며 "누가 뭐래도 이것은 10년간 최고의 캐치(That's the catch of the decade)입니다. 올해의 캐치, 오늘의 캐치, 이 주의 캐치, 이번 홈 시리즈의 캐치가 아닙니다"라며 감탄을 쏟아냈다.

이어 해당 장면이 리플레이되자 "누군가 '10년의 플레이(the play of the decade)'라고 칭했다는 걸 잊지 말라. 누가 그 의견에 토를 달겠나?"라며 다시 한 번 경악했다.

MLB.com은 경기 후 '무릎 뼈(knee bones)가 공과 연결돼 있나요? 이정후가 비현실적인 캐치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정후의 '서커스'를 자세히 전했다.


이정후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바람에 꽤 세게 불어 공이 멀리 날아가더라. 그래서 슬라이딩을 했다.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가슴을 타고 밑으로 흐르는 것 같더라. 확실히 재밌는 캐치였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이 광경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우익수 드류 길버트는 "정말 미친 수비였다. 너무 인상적이었다. 위닝 플레이어의 위닝 플레이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밥 멜빈 감독도 "바닥에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이정후가 누워서 한동안 일어서지 않길래 발목을 다치지 않았을까 걱정이 들었다. 잠시 후 리플레이를 봤다. 사람들이 얘기를 하더라. 무릎 사이에 공이 있더라. 훌륭했다. 그런 수비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안타를 놓친 디아즈는 "200% 2루타로 봤다. 그걸 잡다니, 내가 운이 없었다. 그런 수비는 이정후 유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기묘한 플레이였다"며 아쉬워했다.

스탯캐스트는 이 타구의 안타 확률을 92.0%로 봤다. 당연히 안타여야 했다는 뜻이다.


이정후 '진기명기'에 하루종일 푹빠진 美, "10년에 한 번 나올 수비다…
이정후가 1회말 첫 타석에서 우측으로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한편, 이정후는 1회말 우측으로 2루타를 날리며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탬파베이 우완 선발 라이언 페피오를 상대로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몸쪽으로 날아든 94.2마일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파울폴 안쪽 펜스 하단을 맞고 떨어지는 날카로운 타구를 날리고 2루에 슬라이딩으로 안착했다.

타구속도가 99.1마일, 비거리는 313피트였다. 이정후의 올시즌 28번째 2루타로 이 부문서 NL 공동 8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더 진루하지는 못했다.

4타수 1안타를 친 이정후는 타율 0.260(443타수 15안타), 6홈런, 46타점, 60득점, OPS 0.733을 기록했다. 8월 들어 15경기 중 14경기에서 안타를 치며 월간 타율 0.339(56타수 19안타), OPS 0.891을 마크 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