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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러 리드는 양의지" 시크함의 충돌, 에이스 쾌투 이끄는 주전포수의 스타일 차이→안방 황금 분할의 출발점

기사입력 2025-08-19 11:06


"올러 리드는 양의지" 시크함의 충돌, 에이스 쾌투 이끄는 주전포수의 스…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4회말 투구 도중 네일이 김태군과 대화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27/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네일은 김태군, 올러는 한준수"

완벽한 황금 궁합 배터리다. 재결합한 KIA 외인 원투펀치. 포수 궁합은 딴판이다.

에이스 네일의 파트너는 김태군이다.

네일은 외향적이고, 활달한 스타일. 공격적인 피칭을 선호한다.

'군기반장'이자 '테토남' 김태군과 딱 맞는다. 김태군은 그 어떤 후배라도 애정 어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슈퍼스타든 외인투수든 예외는 없다.

네일은 이런 김태군을 마치 친형처럼 따른다. 지난 1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3연전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한 네일은 7이닝 4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5대1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네일은 춤추는 아트피칭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17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7승째(2패). 6월15일 NC전 이후 3연승을 달렸다. 네일은 17일 잠실 두산전 시즌 23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7이닝 6안타 4사구 2개 무실점 역투로 3연승을 눈앞에 뒀지만, 타선과 불펜 지원 불발로 시즌 8승 사냥에 아쉽게 실패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무실점 행진. '영혼의 단짝' 김태군과 함께 이뤄낸 성과다.

12일 삼성전에서 네일은 포수 김태군과 피치콤 대신 수신호로 사인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네일은 거의 고개를 젓지 않았다. 그저 김태군의 사인대로 바로 바로 빠른 템포로 던졌다.

네일은 "김태군 선수는 실제 내 큰형과 같은 나이의 진짜 친형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때론 친형처럼 굉장히 많은 질책을 할 때도 있다"며 "오늘 뿐만 아니라 다음 구종을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생각을 안 해도 될 정도로 리드를 정말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정말 많은 감사를 느끼고 있다"고 얘기했다.
"올러 리드는 양의지" 시크함의 충돌, 에이스 쾌투 이끄는 주전포수의 스…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9회초 2사 솔로포를 친 김태군을 보며 박수를 보내는 네일.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17/

"올러 리드는 양의지" 시크함의 충돌, 에이스 쾌투 이끄는 주전포수의 스…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IA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KIA 올러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6/
반면, 올러는 네일과 다르다. 조금 더 예민한 편이다. 솔직하고 '세게' 말하는 김태군이 살짝 부담스러울 수 있다. 묵묵하게 받아주는 어린 포수 한준수와 더 잘 맞는 편.


KIA 이범호 감독은 "올러는 약간 성격이 시크하다. 근데 태군이도 좀 시크한 편이라 서로 약간의 티격태격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올러는 이전부터 (한)준수랑 할 때 잘 던졌다. 네일 처럼 공격적으로 던지는 투수는 태군이하고 맞고, 올러는 웬만하면 다 받아주는 성격의 준수에게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올러는 이전부터 준수랑 할 때 잘 던졌다"고 말했다.


"올러 리드는 양의지" 시크함의 충돌, 에이스 쾌투 이끄는 주전포수의 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올러 리드는 양의지" 시크함의 충돌, 에이스 쾌투 이끄는 주전포수의 스…
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KIA 한준수가 숨을 고르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01/
올러와 한준수 간 특별한 시너지에도 주목했다.

한준수의 리드에 대해 완성형 포수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 한 이 감독은 올러에 대한 리드 만큼은 엄지를 세웠다.

이 감독은 "올러랑 할 때만큼은 준수가 양의지"라며 "올러의 어떤 구종이 가장 좋고 힘을 썼을 때 타자가 밀린다 안 밀린다 이런 것도 체크를 잘 하는 것 같다. 올러는 아무래도 볼에 힘이 있으니까 (실투로) 가운데 와도 파울도 나고 아웃을 잡을 수도 있지만, 국내 선수들의 공이 몰리면 장타가 나올 수 있으니 조금 더 깊이 앉아주고 뭐 이런 세밀한 부분들을 더 신경쓴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올러는 19일 광주 키움전에 부상 복귀 후 세번째로 선발 등판한다. 오늘부터는 투구수 제한이 없다. 마무리 정해영도 엔트리에서 빠져 있어 불펜진이 불안한 상황.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어줘야 한다. 올러 선발 경기에 '양의지급 포수'로 빙의할 안방마님 한준수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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