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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얼마나 야구를 잘 했으면, 좌완 내야수로 출전시켰을까.
아무리 옛날 야구고, 아마추어 무대라고 하지만 좌완 내야수가 말이나 될까. 설 감독대행에게 직접 물어봤다. "야구 천재이셨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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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감독은 설종진 감독대행 이름을 얘기하자마자 "야구 천재"라고 말하며 웃었다. 양 전 감독은 "3루수 뿐 아니라 유격수, 투수, 4번타자 다 시켰다. 그만큼 야구를 잘했다. 공-수-주가 다 되는 친구였다"며 "그 때 동갑 친구들이 박찬호, 고 조성민, 임선동이었다. 이 선수들과 청소년 대표에 뽑혔는데 그 때 설 감독대행이 주장이었다. 리더십도 있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야구인들은 이들을 '황금 92세대'라고 칭하는데, 거기에 설 감독대행이 중심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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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감독은 "친구들이 다 투수라 야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고3 때 상이란 상은 다 휩쓸었다. 졸업을 앞두고 프로팀들이 돈 다발을 싸들고 찾아왔다. 당시로 정말 큰 돈이었다. 하지만 중앙대로 갔다. 그 당시에는 스카우트 하고 싶은 선수를 데려갈 때, 실력이 부족한 동기들을 같이 받아주는 관행이 있었다. 그 약속을 어길 수 없어 중앙대로 갔다"고 회상했다. 박찬호는 한양대, 고 조성민은 고려대, 임선동은 연세대 이렇게 각 학교가 스타 선수들을 한 명씩 영입할 수 있었다.
대학 시절 불운한 화재 사고로 큰 부상을 입어 야구를 접을 뻔 했지만, 죽지 않은 야구 센스로 결국 1996년 2차 2라운드 상위 지명을 받고 현대에 입단했다고. 야수로 입단했지만 부상 때문에 투수로 전향한 자체가 다방면으로 재능이 있었음을 입증한 사례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