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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LA 다저스가 모든 것을 다 잃을 뻔했다. 투타 겸업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오른 허벅지에 시속 93.7마일(약151㎞)짜리 타구를 맞는 순간 다저스 벤치는 얼어붙었다.
타구에 맞는 악재까지 겹쳐 5이닝을 채우기 어려웠다. 0-3으로 뒤진 4회말 1사 2, 3루 위기. 콜로라도 올란도 아르시아의 시속 93.7마일짜리 타구가 오타니를 강타했다. 오타니는 타구에 맞자마자 극심한 통증을 느꼈음에도 타구가 튄 방향으로 전력질주하는 집념을 보였다. 투수 땅볼로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타구는 빠른 속도로 파울라인 밖까지 굴러갔고, 오타니가 1루에 송구하기에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오타니는 선행주자들이 있는 곳까지 확인한 뒤 더는 던질 곳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좌절했다. 그리고 이내 다리를 절뚝이기 시작했다. 일단 3루주자만 득점해 0-4가 됐다.
다저스 벤치에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트레이닝 코치들이 뛰쳐나와 오타니의 몸 상태를 살폈다. 강판이 예상됐지만, 오타니는 마운드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몇 차례 연습 투구를 진행한 뒤 마운드에 남았다.
오타니는 계속된 1사 1, 3루 위기에서 라이언 리터가 투수 땅볼로 출루할 때 홈에서 3루주자 브렌튼 도일을 아웃시켰으나 2사 1, 3루에서 타일러 프리먼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5실점했다. 다음 타자 에제키엘 토바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일단 이닝을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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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의 투구는 거기까지였고, 5회초 타석까지 들어서 볼넷을 얻었다. 그리고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서야 할 차례에 대타 알렉스 콜과 교체됐다.
MLB.com은 '쿠어스필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실제로 그럴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을 여러 차례 입증했으나 오타니는 쿠어스필드에서 그의 첫 정규시즌 등판이 순탄하길 바랐다. 오타니 커리어에서 9안타를 허용한 경기는 이날 전까지 단 한번뿐이었다.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 9월 1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이 유일했다'고 보도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오는 23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리즈 첫 경기에는 다시 라인업에 들 수 있길 바랐다. 22일 콜로라도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는 원래 오타니에게 휴식을 줄 계획이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오른쪽 허벅지 타박상이다. 23일 샌디에이고전에는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법 자신 있게 말했다.
오타니는 "팀을 나쁜 상황에 빠지게 해서 아주 유감스럽다. 더 잘할 수 있길 바랐지만, 아주 실망스러운 등판이었다"고 자책했다.
오타니는 23일 샌디에이고전 출전과 관련해서는 "내 의지다. 나는 단지 치료를 확실히 받으려 하고 있고,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게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다저스는 콜로라도에 3대8로 패해 지구 2위 샌디에이고에 1.5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이틀 뒤 샌디에이고와 시리즈가 지구 선두를 가를 수 있어 매우 중요한데, 그때까지 오타니가 부상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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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