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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준수는 왜 3B1S 높은 실투를 안 치고 탄식했을까.
LG 트윈스는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2대1로 신승했다.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반대로 5강 싸움에 바쁜 KIA는 치명적 5연패에 빠지게 됐다.
승부처는 마지막 9회말이었다. 올시즌 유독 KIA만 만나면 경기력이 흔들리는 LG 마무리 유영찬.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2-1로 앞서던 9회. 2사까지 잘 잡았다. 하지만 최형우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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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양쪽의 심리전이 본격화 됐다. 2B이지만 투수는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넣어야 했다. 3B은 지옥행. 다시 말해 타자가 노리기 매우 좋은 타이밍. 여기서 유영찬에게 천운이 따랐다. 직구가 몸쪽으로 약간 많이 붙었는데, 정말 종이 한 장 차이 스트라이크. 아마 사람 심판이면 볼을 줄 확률이 높았을 공.
그런데 유영찬은 진정이 안됐는지 다시 높은 공을 던지며 3B1S까지 몰렸다. 한준수는 선택을 해야했다. 유영찬이 너무 심하게 흔들리니 공을 하나 더 봐서 밀어내기를 노릴 것이냐, 아니면 풀카운트보다 훨씬 마음이 편한 3B1S에서 과감하게 노릴 것이냐. 직구 승부일 건 99% 뻔했다. 여기서 한준수는 전자를 택한 듯. 그런데 너무 좋은 공이 와버렸다. 살짝 몸쪽이었지만 존 높은 쪽 스트라이크. 장타가 가장 잘 나올 수 있는 최악의 실투 코스였다. 그러니 그 공이 지나가는 순간 한준수는 입을 벌리며 탄식했다. '내가 왜 이 공을 안 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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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론이다. 3B1S 상황서 자신있게 스윙을 했는데 헛스윙이나 범타가 나왔다면 '왜 기다리지 않았느냐'는 질타가 나왔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공 하나가 너무 아쉬움을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긴장될수록 대범함이 필요한 법일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