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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9회에 투수로 내려고 일부러 안뺐다."
데이비슨은 황성빈을 상대로 초구에 138㎞의 직구를 뿌리며 팬들을 놀래켰고, 2구째 137㎞의 직구로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데이비슨 등판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조금 복잡했다. 2사 후였음에도 데이비슨을 낸 것은 팬들에게 볼거리를 위해서가 아닌 투수 김민규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최우석은 지난 3월 29일 창원 LG전서 48개의 공을 던진적이 있지만 이후 퓨쳐스리그에서 4월 13일 고양전과 6월 19일 롯데전에 기록한 30개가 최다 투구수였다. 24일 2이닝 동안 35개를 뿌렸다.
김민규는 퓨처스리그에서 8월 20일 삼성전에 29개가 가장 많이 던진 공이었고 1군에선 16개가 최다 투구수였다.
데이비슨이 하마터면 투수 데뷔전을 못치를 뻔했다. 9회초에 오른 김민규가 2구만에 정훈을 우익수 플라이, 이호준을 초구에 2루수앞 땅볼로 잡아낸 것. 이때까지 김민규의 투구수는 24개. 이 감독은 "이호준을 초구에 잡아서 그냥 김민규가 9회를 마무리 짓도록 했다. 그런데 볼넷을 내줬고 투구수가 한계에 와서 데이비슨을 올렸다"라고 했다. 김민규는 장두성과 5구끝에 볼넷을 내줘 29개에 이르러 올시즌 최다 투구수를 기록.
극적(?)으로 마운드에 오른 데이비슨은 공 2개만에 황성빈을 처리하고 KBO리그 투수 데뷔전을 끝냈다. 이 감독은 "던지고 싶었는지 나를 보고 팔을 돌려서 보통 점수차가 많이 나면 후반에 빼주는데 투수 내보내려고 일부러 계속 1루수로 뒀다"면서 "투수로 나가니까 신났더라. 방망이 칠 때보다 얼굴이 더 좋아보였다"라며 껄껄 웃었다. 다음에도 큰 점수차로 지고 있을 때 던질 투수가 없으면 데이비슨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