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왕년에는 화려했다. 홀드왕이었고, 핵심 필승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퓨처스 무대에서 백의종군 중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기존 선수들이 자리를 내줬다는 뜻이다.
수년간 롯데의 필승조로 맹활약하며 불펜의 대들보였던 구승민(35)이 대표적이다.
4월말, 6월 중순, 7월초 간간히 1군에 올라오긴 하지만,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채 다시 말소되길 반복했다. 올시즌전 롯데와 2+2년 21억원의 FA 계약을 맺었건만, 이대로라면 커리어의 위기가 거론될 지경이다.
'40억 FA' 한현희의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로 이적한 첫해 마당쇠를 자처하며 38경기(선발 18), 지난해 불펜의 한 축으로 57경기(선발 5)를 소화했다.
하지만 올해는 단 3경기(선발 2), 8⅔이닝 평균자책점 6.23이 1군 기록의 전부다. 2013년 27홀드, 2014년 31홀드를 올리며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했고, 선발 11승만 2번 기록한 베테랑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
이들 외에 김진욱은 1군 좌완 불펜으로 테스트를 받았지만,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난조 후 하루만에 곧바로 말소됐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까지 취소하고 준비한 올시즌이었지만, 앞날이 어둡기만 하다.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현실적으로 지금 1군에 다른 투수들이 비집고 올라올만한 빈 자리가 없다"고 냉정하게 답했다.
선발 5명과 필승조를 제외했을 때, 현재 롯데 1군 불펜의 마지노선으로는 박진 김강현 송재영 정도가 꼽힌다. 150㎞대 중후반의 직구를 던지는 윤성빈은 올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필승조로도 써볼만하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
김태형 감독은 '2군의 베테랑 투수들'을 묶어 던진 질문에 "구위, 구속 다 아직은 아쉽다. 구속은 사실 1군 올라오면 2~3㎞ 더 나오긴 할텐데, 현재로선 지금 투수들이 잘 하고 있는데 변화를 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다만 "9월에 확대 엔트리가 되면 1~2명 정도 올려볼까 생각중"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현실을 답답해할 때가 아니다. 바늘 끝만한 구멍이라도 찾아 뚫어야한다. 8년만의 가을야구를 꿈꾸는 롯데, 그 무대에 초대받으려면 한층 더 절실하게 파고들어야한다. 9월은 천금같은 기회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