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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71일 만에 '기피인물' 낙인, 착한 일한 50억 FA도 복 받았다 [부산 현장]

기사입력 2025-08-29 12:39


데뷔 71일 만에 '기피인물' 낙인, 착한 일한 50억 FA도 복 받았다…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롯데전. 11회말 2사 1, 3루 박찬형 타석. 이강철 감독이 자동고의4구를 지시하고 있다. 사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부산=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독립리거 출신, 지난 5월 프로 입단, 그리고 1군 데뷔 71일 만에 '무서워서 피하는' 타자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 박찬형(23)이 신화를 쓰고 있다.

박찬형이 28일 부산 KT전에서 연장 10회 극적인 동점 홈런에 이어, 11회에는 자동고의4구로 출루하는 진풍경을 만들어 냈다.

다음 타자는 다름 아닌 고승민. 지난해 3할 타율에 14홈런을 친 팀의 중심타자. 올시즌 타율은 2할8푼에 머물러 있지만, 직전 KT와의 2경기에서 5안타를 몰아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2-2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1, 3루 끝내기 찬스. 전 타석에서 동점포를 터트린 박찬형이 타석에 들어서자 KT 이강철 감독이 지체 없이 손가락 네 개를 펴 보이며 자동고의4구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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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 없이 손가락 4개를 편 이강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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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이 자동고의사구를 지시하는 KT 이강철 감독을 바라보고 있다. 박찬형의 활약을 지켜 본 장성우의 표정도 경외심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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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71일 차의 신예가 처음 겪는 낯선 상황. 아쉬워하며 배트를 내려놓은 박찬형과 경외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장성우의 표정이 대조를 이뤘다.

'지금 제일 무서운 타자' 박찬형을 피했지만, 뒤이어 타석에 선 고승민이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끝내기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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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말 2사 만루. 고승민이 끝내기 안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박찬형의 인생 스토리는 극적이다. 배재고 3학년이던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곧장 현역으로 군에 입대해 병역을 마친 뒤 독립리그 연천 미라클과 화성 코리요에서 실력을 다졌다. 이후 '불꽃야구' 파이터스에 입단하며 조금씩 이름을 알렸고, 롯데가 육성선수로 그를 영입하며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


데뷔 71일 만에 '기피인물' 낙인, 착한 일한 50억 FA도 복 받았다…
10회말 무사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동점 솔로포를 친 박찬형
6월 18일 정식 선수 전환과 함께 1군에 콜업된 박찬형은 27일 KT전에서 고영표를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또한 프로야구 통산 세번째로 데뷔 후 연타석 최다안타 타이(4개)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7월 중순 주춤하며 2군에 내려갔지만, 재정비 끝에 8월 15일 1군에 복귀한 뒤에는 4할이 넘는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24일 NC전에서는 4안타로 팀의 12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날 또 한명의 숨은 히어로, 노진혁이다. 노진혁은 1-1로 맞선 9회말 2사에서 우측 펜스 상단에 맞는 3루타를 쳤다. 조금만 더 힘이 실렸다면 끝내기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다. 후속타 불발로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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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사 노진혁이 우측 펜스 상단에 맞는 3루타를 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
무승부 종료 아웃카운트 1개만을 남겨 둔 11회말 2사에서 노진혁이 김민수를 상대로 좌전안타로 출루하며 다시 불씨를 지폈다. 이어 장두성의 중전안타로 3루까지 내달린 뒤, 박찬형의 자동고의4구와 고승민의 끝내기 안타 때 홈을 밟으며 승부를 끝냈다.

부상과 부진으로 롯데 팬들을 실망시켰던 50억 FA 노진혁이 이날 경기에서 100% 제 역할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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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형의 포구 동작과 송구 동작을 자상하게 코치해주는 노진혁
이날 경기 전 노진혁은 박찬형과 함께 3루에서 펑고 훈련을 했다. 박찬형이 공을 받고 던질 때마다 노진혁은 자상하게 코치를 해주며 후배의 성장을 도왔다.

착한 일한 노진혁, 이날 가장 값진 보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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