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그때 건넨 유망주는 TB에서 에이스가 됐는데, 1899억 '본전' 언제 찾나? '유리몸' 글래스나우는 손해본 장사

기사입력 2025-09-05 18:35


그때 건넨 유망주는 TB에서 에이스가 됐는데, 1899억 '본전' 언제 …
LA 다저스 타일러 글래스나우가 지난달 31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피칭을 준비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그때 건넨 유망주는 TB에서 에이스가 됐는데, 1899억 '본전' 언제 …
탬파베이 레이스 라이언 페피오가 지난달 31일(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는 2023년 12월 17일(이하 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 선발투수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영입했다. 당시 다저스가 글래스나우와 5년 1억3656만2500만달러(약 1899억원)에 계약을 연장하기로 해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글래스나우는 뛰어난 자질을 갖춘 에이스급 선발이었지만,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운 적이 없었다. 201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데뷔한 그는 다저스로 오기 직전인 2023년 21경기에서 120이닝을 던진 것이 커리어 하이였다. 부상이 잦았다.

그런데도 다저스는 연평균 270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주기로 했다. 작년에 이미 1500만달러와 사이닝보너스 1000만달러를 받아간 글래스나우는 올해와 내년, 2027년에 각각 3000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2028년은 3000만달러의 팀 옵션 또는 2156만2500만달러의 선수 옵션을 걸었다. 즉 다저스가 옵션을 포기하면 글래스나우가 선수 옵션을 발동해 2028년 1년 더 뛰거나 아니면 본인도 옵션을 포기하고 FA가 될 수 있다.

어쨌든 글래스나우가 선택권을 쥐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때 건넨 유망주는 TB에서 에이스가 됐는데, 1899억 '본전' 언제 …
타일러 글래스나우는 데뷔 이후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운 적이 없다. Imagn Images연합뉴스
그런데 글래스나우는 다저스 이적 첫 시즌인 작년에도 부상으로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7월 초 허리 부상을 당해 보름을 쉬더니 8월 중순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22경기에서 134이닝을 던져 9승6패,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했다. 절대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올시즌에도 부상자 명단(IL) 신세를 졌다. 지난 4월 28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투구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한 뒤 IL에 올라 2개월 넘게 머물렀다. 그리고 지난 7월 10일 복귀했다.

올시즌 14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 중이다. 시즌 첫 등판서 승리투수가 된 뒤로 13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를 당했다. 5이닝 이상을 3실점으로 막아낸 경기가 10번이나 되는데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게 불운이라고 치더라도 올해도 글래스나우는 규정이닝을 채우기 어렵다.

이제 68⅔이닝을 던졌는데, 남은 시즌 4차례 등판이 가능하다고 보면 100이닝에 도달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는 지금까지 다저스 이적 후 두 시즌서 합계 36경기에 등판, 202⅔이닝을 투구해 10승9패, 평균자책점 3.46, 249탈삼진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 기여한 것도 없으니 다저스로서는 아직 '본전'도 못 뽑은 셈이다.


그때 건넨 유망주는 TB에서 에이스가 됐는데, 1899억 '본전' 언제 …
탬파베이 레이스 라이언 페피오. Imagn Images연합뉴스
반면, 글래스나우를 데려오느라 내준 유망주 투수가 탬파베이에서 에이스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주인공은 1997년 8월 생으로 2019년 드래프트 3라운드서 다저스가 지명한 라이언 페피오다.


페피오는 5일 플로리다주 탬파 조지M 스타인브레너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4연전 첫 경기에 선발로 나가 5이닝 동안 볼넷 2개만을 내주고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역투를 펼치며 4대2로 승리를 이끌었다. 탬파베이는 7연승을 내달렸다.

페피오는 최근 3경기 연속 5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3연승을 달리며 시즌 11승(10패)째를 올리고, 평균자책점을 3.70에서 3.59로 낮췄다. 올시즌 그는 탬파베이의 에이스로 자라는 중이다.

페피오는 이적 첫 시즌인 작년에는 26경기에서 130이닝을 던져 8승8패, 평균자책점 3.60을 올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다리와 무릎 부상으로 두 차례 IL에 올랐음에도 회복이 빨랐다. 올해는 한 단계 더 성장했다. 163이닝을 던져 벌써 생애 첫 규정이닝 시즌을 만들었고, WHIP 1.13, 피안타율 0.216, 57볼넷에 탈삼진 161개로 제법 1선발다운 수치를 냈다.

그는 2022년 빅리그에 데뷔해 2023년까지 두 시즌 동안 17경기(선발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6을 올리며 성장 가능성을 나타냈으나, 다저스는 그의 가능성보다는 부상이 잦은 글래스나우를 선택했다.

지금까지는 2년 전 거래가 손해본 장사였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