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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공교롭게도 전직 메이저리거들의 대결. 커리어는 넘사벽 차이.
홈런 3개 포함 7안타, 4사구 3개를 허용하며 난타당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8.87까지 올랐다.
지난 8월 7일 롯데 입단 후 등판한 5경기에서 단연 최악투였다. 8월 13일 한화와의 데뷔전에서 3이닝 5실점을 기록했던 벨라스케즈는 이후 8월 19일 LG전 5이닝 3실점, 8월 24일 NC전 6이닝 4실점, 8월 29일 두산전에서 5이닝 5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팔꿈치 수술의 여파로 빅리그는 올라가지 못했지만, 올해도 트리플A에서 18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때문에 초반에는 한국 무대 적응 여부를 이유로 댈 수 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찜통' 날씨와 공인구 적응은 부진의 충분한 이유가 됐다. 직구 구속도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다. 12연패를 겪으며 5강 싸움에 휘말렸지만, 롯데와 김태형 감독은 인내심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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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달랐다. 직구(36개) 구속이 최고 153㎞까지 나왔고, 슬라이더(23개) 커브(12개) 체인지업(10개) 투심(3개)을 섞어던졌다. 공을 던질 때 악쓰듯 기합 소리를 내는 등 남다른 각오를 담았다.
팀도, 자신도 부진하다보니 편안한 마음으로 던질 순 없는 상황. 표정은 딱딱하게 굳다못해 날카롭게 날이 서 있었다.
그런데도 난감한 부진이 계속됐다. SSG의 류효승, 고명준, 최정에게 잇따라 홈런을 허용했다.
뜻대로 투구가 되질 않으니 인터벌이 점점 길어졌고, 이 과정에서 2번이나 피치클락을 지적당했다. 그런가 하면 상대 타자가 항의할 만큼 어설픈 투구동작, 또한번은 2루로 뛰는 주자를 뒤늦게 잡으려다 어정쩡한 2루 송구로 역시 2번의 보크를 선언당했다.
너무 긴장해서일까. 자존심이 상해서일까. 시종일관 마운드에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텍사스 히트성 타구를 전력질주해 잡아낸 레이예스, 번트 파울을 침착하게 뜬공 처리한 유강남 등 동료들의 파인플레이에도 세리머니는 커녕 특별한 격려도 보여주지 않았다.
2회 2사 후 최지훈의 볼넷, 그리고 류효승에게 던진 149㎞ 직구가 통타당해 첫 홈런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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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에는 한유섬에게 안타를 맞은 뒤 보크를 범했고, 언짢은 듯한 표정으로 148㎞ 직구를 던졌다가 고명준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어 최지훈의 안타에 이어 도루를 견제하다 또 보크를 범했고, 홈런을 쳤던 류효승에겐 볼넷을 내줬다. 그래도 무사 1,2루에서 조형우의 번트 플라이를 시작으로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날만큼은 투구수 100개를 채우는걸까 싶었던 롯데 벤치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왔다. 유강남 대신 손성빈을 포수로 기용했지만, 5회말 첫 타자 최정의 초구에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결국 1사 후 벨라스케즈 대신 정현수가 투입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삼진을 5개나 잡아낼 만큼 구위는 어느 정도 올라온 모습이었지만, 직구가 번번히 얻어맞으며 결국 한국행 이후 최악의 투구를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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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케즈에게 다음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까. 갈길 바쁜 롯데가 언제까지 기회를 줄까.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