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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타이밍이 될 것 같아서 과감히 시도했다."
왜 박찬호(KIA 타이거즈)인지 증명한 플레이였다. 박찬호는 5강 경쟁팀 NC 다이노스를 완전히 농락하는 홈 스틸로 KIA에 큰 1승을 안겼다.
KIA는 4-3 아슬아슬한 리드를 안고 있던 6회초 대거 3점을 뽑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그 중심에 박찬호가 있었다.
시작은 NC의 실책이었다. 1사 후 김호령이 3루수 땅볼 송구 실책으로 출루한 게 컸다. NC 3루수 김휘집이 1루 송구할 시간은 넉넉했는데, 정확도가 떨어졌다. 김호령은 3루 도루를 감행하며 손주환을 더 흔들었고, 윤도현이 좌익수 왼쪽 적시타를 날려 5-3으로 달아났다. 박찬호와 김선빈도 안타 행진에 동참해 1사 만루가 됐다.
NC는 최성영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1사 만루에서 최형우가 2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3루주자 윤도현이 득점해 6-3이 됐다. 2사 1, 3루 나성범 타석에서는 박찬호가 재치 있는 홈스틸에 성공해 7-3으로 거리를 벌렸다. 좌완 최성영이 투구를 위해 3루를 완전히 등진 상태에서 박찬호가 투수의 타이밍을 완벽히 잡고 허를 찌른 결과였다.
박찬호의 단독 홈 도루는 개인 첫 번째, 통산 40번째 기록. 최근 기록은 롯데 신윤후가 2022년 8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달성했다.
덕분에 승리투수가 된 선발투수 아담 올러는 "거의 몇 년 동안 홈스틸을 보지 못했다.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플레이라 놀라웠다. 홈스틸 덕분에 우리 공격진에 불이 붙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박찬호에게 엄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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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KIA 감독 역시 "야수들 모두 고르게 활약해 주었다. 출루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끈질기게 승부했고, 필요한 상황에서 작전을 잘 수행하며 점수를 뽑아냈다. 박찬호의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도 칭찬한다"고 이야기했다.
어떻게 과감한 홈 단독 도루가 가능했을까.
박찬호는 "3루에서 조재영 코치님과 이야기했다. 타이밍이 될 것 같아서 과감히 시도했다. 타석에 나성범 형이 있어서 3루 수비가 조금 뒤로 빠져 있었다. 좌완 투수였기도 했고, 리드를 충분히 길게 가져가며 홈스틸을 시도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KIA가 5강 경쟁을 계속 이어 가기 위해서는 박찬호의 이런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접고,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이 허리 부상으로 결장하는 상황. 장타력 공백은 어쩔 수 없지만, 박찬호가 한 발 더 뛰는 플레이로 김도영의 공백을 대신해 줘야 마지막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이 감독은 "(박)찬호가 야구 센스가 팀에서 제일 있는 선수"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올해 116경기에서 타율 0.280(450타수 126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 0.301, 2024년 0.307에 이어 3년 연속 3할 타율은 어려워졌지만, 일단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찬호는 "타격감이 최근 그렇게 좋진 않다. 하나씩 꾸역꾸역 치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팀이 이기려면 어떻게든 살아서 나가야 한다. 매 경기 모든 상황에서 그렇게 임하고 있다"고 했다.
한번 더 5강을 외쳤다.
박찬호는 "오늘(6일) 연패를 끊어서 기분이 좋지만, 오늘 승리는 이제 뒤로 하고 남은 경기만 생각하겠다. 모든 경기에서 이긴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경기에 나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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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