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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화 이글스가 엄상백(29) 활용법을 드디어 찾았다.
1-2로 지고 있던 7회말 마운드에 올라온 엄상백은 한준수-김호령-윤도현을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한화는 8회초 3점을 몰아냈고, 엄상백은 이제 4-2 리드를 지키기 위해 8회말에도 등판했다. 선두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선빈을 삼진으로 잡은 뒤 최형우를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총 16개의 공을 던진 엄상백은 김서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서현이 9회말 한 점만 허용하고 승리를 지켰다. 엄상백은 승리 투수가 됐다. 최고 구속 151㎞가 나오면서 위력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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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엄상백은 15경기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6.33에 머물렀다. 기복있는 피칭이 이어졌고, 결국 후반기에는 선발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구원투수로 보직을 바꿨지만, 여전히 마운드에서는 확실하게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첫 구원등판이었던 7월2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2⅔이닝 6실점으로 흔들렸다. 26일 SSG 랜더스전에서 2이닝 무실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나 싶었지만, 29일 삼성전에서 ⅔이닝 1실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좀처럼 활용법을 찾아나가지 못했던 가운데 지난달 9일 LG 트윈스전에 선발로 다시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1이닝 5안타(1홈런) 3볼넷 1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고, 결국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퓨처스에서 재정비를 한 엄상백은 9월 확대엔트리에 맞춰서 다시 등록됐다. 돌아온 엄상백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1이닝 정도를 집중해서 전력 피칭을 하다보니 구위도 살아났고, 타자와 승부가 됐다. 엄상백도 한층 더 자신감있는 투구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9월 불펜으로 나온 7경기에서 8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확실하게 찾은 불펜 자원 한 명. 김경문 한화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무엇보다 모처럼 거둔 승리에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나도 바라지만, 팀도 바라고 있었다. 중간에 나와서 처음에는 찝찝한 생각을 가졌을 수도 있고, 선발로 던지고 싶은 생각도 많았을 거다. 팀이 원하는 자리에서 하나씩 역할을 하다보니 승도 따게 되고, 팀도 좋아지는 모습이 보여 기분이 좋았다'라며 "본인도 승이 뜻하지 않게 나오니 기분이 좋았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수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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