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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를 못 본다."
지난 8월26일 OTT 업체 넷플릭스가 일본 내 WBC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본 야구팬들은 'WBC를 지상파로 볼 수 없게 됐다'며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일본의 충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본 특유의 방송과 야구 비지니스의 특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
열정적인 야구팬들이라면 정규시즌 때 선호하는 구단을 담당하는 업체에 가입해 유·무선으로 시청한다. 하지만 수도권 외 지방 구단의 경우 연고지의 지상파 방송국이 야구중계를 자주한다. 일본은 지방도시라 해도 규모가 크고 평일 야간도 수도권과 다른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다. 지방의 경우 익숙한 프로야구 지상파 중계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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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의 대회 운영도 일본 특유의 방식대로 한다. WBC의 주최자는 WBCI(World Baseball Classic Inc.) 인데 도쿄 라운드는 요미우리 신문사가 공동 주최자를 맡고 있다. 과거의 대회 때는 요미우리 신문사가 국내 지상파 방송국에 중계권을 판매했는데, 이번에는 WBCI가 직접 넷플릭스와 계약을 했다. 중계권료는 지난 대회의 5배인 약 150억엔(약1410억원)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지상파 방송국 야구중계 담당자는 "우리 회사가 절대로 낼 수 없는 금액"이라며 중계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암시했다.
과거에 WBC를 중계한 지상파 방송국은 중계 당일 뿐 아니라 예고 프로그램 등을 통해 팬들의 관심을 키우고, 티켓이나 관련 상품판매에 영향력도 미쳤다. 하지만 내년 대회에서는 그런 움직임을 보기 힘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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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콘텐츠 시청 방식이 빠르게 변모했지만 일본은 변화의 속도가 빠르지 않다. 특히 야구의 경우 더욱 그렇다.
내년 WBC는 일본의 야구 콘텐츠 시청과 야구 문화 소비 방식에 있어 일대 전환기가 될수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