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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역할이잖아요. 자부심 있습니다."
김종수 역시 자신의 보직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알고 있다. 그는 "누군가 꼭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내가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접전 상황에서 필승조가 많이 나오니 또 내가 해줘야 하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필승조와 달리 등판 시점을 예상할 수 없다. 그만큼, 항상 마운드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김종수는 "중간투수는 항상 100%는 아니더라도 몸을 움직이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던지기 직전 몸 상태를 항상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경기에 일부고,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며 "그래서 나는 선발이 조금 흔들린다거나 투구수가 초반에 많아진다면 준비를 항상 해놓고 있어서 항상 (불펜장) 전화가 오면 바로 팔을 풀 수 있는 상태로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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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활약은 '인간 승리' 그 자체다. 지난 9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근성'을 보여줬다. 7회말 무사 1루에서 한태양의 타구가 골반에 강타했다. 김종수를 맞고 튀어 나온 공을 최재훈이 몸을 날려 1루에 던져 아웃 카운트로 올렸지만, 김종수는 한동안 고통을 호소했다. 큰 부상으로 이어지나 걱정 가득한 시선이 있었지만, 김종수는 괜찮다는 신호를 보낸 뒤 연습 투구를 했다. 이후 후속타자 두 명을 모두 범타로 막으면서 1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정상적으로 투구를 했지만, 당시 김종수에게는 큰 통증이 있었다. 김종수는 "골반에 맞았는데 엄청 아팠다. 피멍이 엄청 세게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아프다고 내려오면 뒤에 투수가 나와야 한다. 내가 맡은 이닝을 내가 끝내고 싶은 욕심이 항상 있었다. 또 (최)재훈이 형이 아웃을 시켜줘서 힘이 더 났다"고 이야기했다.
자주 경기에 나가면서 야구에 시야도 넓어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는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공을 던졌던 날이다. 선발 엄상백이 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고, 뒤이어 조동욱이 1⅓이닝을 던졌다.
3회 1사에 올라온 김종수는 7회 1사까지 4이닝을 총 70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을 기록했다. 김종수는 "그 경기가 나에게는 변곡점이 된 거 같다. 무작정 세게 던져서 타자를 잡는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또 그렇게 투구수가 많은 건 처음이었다. 나 자신도 투구수를 많이 못 가지고 간다는 프레임에 갇혀있었는데 그 프레임을 깬 경기이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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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정규시즌 2위를 확보하면서 2018년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김종수에게는 첫 가을무대가 될 전망이다. 김종수는 "엔트리에 들어야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라며 "2018년에는 마지막 경기까지 엔트리에 있었는데, 정규시즌을 마치고 곧바로 교육리그에 갔다. 가을야구에 가면 재미있을 거 같다. 떨리기도 하겠지만, 그런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게 특권"이라며 '첫 가을의 축제'를 기대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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