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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MLB)가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자동투구판정시스템)' 챌린지 제도를 도입한다. 내년부터 구심의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에 이의가 있으면 챌린지를 요청할 수 있다. 이른바 로봇 심판(robot umpire)이 등장하는 것이다. 다만 KBO에서 모든 투구에 대해 전면 실시하는 ABS와는 다른 방식이다. 구심의 판정에 대한 '보조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다만 이 제도에 대한 MLB 경쟁력 위원회 멤버 11명이 모두 찬성한 것은 아니다. 선수 대표 4명 중 일부가 반대했다고 한다.
ESPN은 '로봇 심판 제도로 인해 퇴장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지난해 선수, 감독, 코치의 퇴장 중 61.5%는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 관련이었다. 이 비율은 올시즌 지난 22일까지 60.3%였다'며 '엄프스코어카드(Umpscorecards)에 따르면, 빅리그 심판들의 콜 정확성은 대략 94%'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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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시스템은 테니스에서 공의 '인과 아웃' 여부를 판정하는 라인 콜(line-call) 시스템과 유사하다.
각 구장에 12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1인치의 6분의 1, 즉 0.423㎝ 단위로 오류 범위를 판정한다. 홈플레이트 위에 가상의 평면 사각형 형태로 ABS 존이 만들어지는데, 폭은 홈플레이트와 같은 17인치(43.2㎝)이고, 높이의 아래 경계선은 각 타자 키의 27%, 위 경계선은 53.5%다. 즉 키가 1m90인 오타니 쇼헤이의 ABS 존은 폭 43.2㎝, 높이 51.3~101.7㎝에서 형성된다.
지난 2~3월 스프링트레이닝 경기에서 ABS 챌린지 성공률은 52.2%였다. 다만 포수의 성공률이 56%, 타자는 50%, 투수가 41%로 차이가 났다, 의외로 투수의 챌린지 성공률이 낮게 나타났다.
MLB 경쟁력 위원회는 4명의 선수와 6명의 구단 관계자, 그리고 1명의 심판으로 이뤄졌다. 선수 대표로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코빈 캐롤과 잭 갤런, 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 뉴욕 양키스 오스틴 슬레이터, 시카고 컵스 이안 햅,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케이시 마이즈 등 6명 중 4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구단 관계자는 존 스탠튼 시애틀 회장, 빌 드윗 주니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CEO, 그렉 존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회장, 딕 몬포토 콜로라도 로키스 CEO, 마크 샤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CEO, 톰 워너 보스턴 레드삭스 회장이다. 심판 대표는 빌 밀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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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롤리는 "난 분명 스트라이크로 봤다. 그래서 요청했는데 아웃으로 바뀌어 우리에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롤리는 올초 스프링트레이닝 때 ABS를 시험 운영할 당시 반대 입장은 나타냈었다. 그는 시애틀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난 ABS에 찬성하지 않는다. 야구 경기에서 인간적 요소를 없애는 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우리가 하던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본다. 포수라는 포지션 가치를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