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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챌린지 전격 도입, 처음엔 반대하더니 올스타전서 "도움됐다"는 롤리와 '투타 겸업' 오타니...누가 더 유리할까?

기사입력 2025-09-24 09:27


ABS 챌린지 전격 도입, 처음엔 반대하더니 올스타전서 "도움됐다"는 롤…
시애틀 매리너스 포수 칼 롤리.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MLB)가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자동투구판정시스템)' 챌린지 제도를 도입한다. 내년부터 구심의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에 이의가 있으면 챌린지를 요청할 수 있다. 이른바 로봇 심판(robot umpire)이 등장하는 것이다. 다만 KBO에서 모든 투구에 대해 전면 실시하는 ABS와는 다른 방식이다. 구심의 판정에 대한 '보조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MLB는 24일(이하 한국시각) '오늘 MLB 경쟁력 위원회 투표에 따라 볼과 스트라이크에 대한 챌린지 시스템을 내년에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검증은 마쳤다. 마이너리그에서 이미 5년간 로봇 심판 테스트 기간을 거쳤고, 올해 스프링트레이닝과 올스타전서도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경험했다.

다만 이 제도에 대한 MLB 경쟁력 위원회 멤버 11명이 모두 찬성한 것은 아니다. 선수 대표 4명 중 일부가 반대했다고 한다.

ESPN은 '로봇 심판 제도로 인해 퇴장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지난해 선수, 감독, 코치의 퇴장 중 61.5%는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 관련이었다. 이 비율은 올시즌 지난 22일까지 60.3%였다'며 '엄프스코어카드(Umpscorecards)에 따르면, 빅리그 심판들의 콜 정확성은 대략 94%'라고 전했다.


ABS 챌린지 전격 도입, 처음엔 반대하더니 올스타전서 "도움됐다"는 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Imagn Images연합뉴스
ABS 챌린지는 팀당 2차례 주어진다. 경기가 연장으로 넘어갈 경우에는 매이닝 할 수 있고, 정규이닝 때 못쓴 챌린지 기회도 유효하다. 챌린지 요청 주체는 감독이 아니다. 투수와 포수, 타자가 할 수 있다. 요청 시그널은 헬멧 또는 모자를 두드리는 것이다. 챌린지가 성공해 판정이 번복되면 해당 투구가 입장 관중이 볼 수 있도록 전광판에 노출된다.

ABS 시스템은 테니스에서 공의 '인과 아웃' 여부를 판정하는 라인 콜(line-call) 시스템과 유사하다.

각 구장에 12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1인치의 6분의 1, 즉 0.423㎝ 단위로 오류 범위를 판정한다. 홈플레이트 위에 가상의 평면 사각형 형태로 ABS 존이 만들어지는데, 폭은 홈플레이트와 같은 17인치(43.2㎝)이고, 높이의 아래 경계선은 각 타자 키의 27%, 위 경계선은 53.5%다. 즉 키가 1m90인 오타니 쇼헤이의 ABS 존은 폭 43.2㎝, 높이 51.3~101.7㎝에서 형성된다.


지난 2~3월 스프링트레이닝 경기에서 ABS 챌린지 성공률은 52.2%였다. 다만 포수의 성공률이 56%, 타자는 50%, 투수가 41%로 차이가 났다, 의외로 투수의 챌린지 성공률이 낮게 나타났다.

MLB 경쟁력 위원회는 4명의 선수와 6명의 구단 관계자, 그리고 1명의 심판으로 이뤄졌다. 선수 대표로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코빈 캐롤과 잭 갤런, 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 뉴욕 양키스 오스틴 슬레이터, 시카고 컵스 이안 햅,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케이시 마이즈 등 6명 중 4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구단 관계자는 존 스탠튼 시애틀 회장, 빌 드윗 주니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CEO, 그렉 존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회장, 딕 몬포토 콜로라도 로키스 CEO, 마크 샤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CEO, 톰 워너 보스턴 레드삭스 회장이다. 심판 대표는 빌 밀러이다.


ABS 챌린지 전격 도입, 처음엔 반대하더니 올스타전서 "도움됐다"는 롤…
7월 16일(한국시각) 올스타전에서 AL 선발 태릭 스쿠벌이 1회말 NL 매니 마차도를 3구째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으로 잡아낼 당시 ABS 챌린지를 통해 볼이 스트라이크로 번복됐다. 사진=MLB.com 게임데이
포수로 역사적인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롤리는 지난 7월 16일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ABS 챌린지를 해 성공한 적이 있다. AL 포수로 선발출전한 롤리는 1회말 수비 때 선발투수 태릭 스쿠벌이 투스트라이크에서 매니 마차도에 던진 3구째 89.5마일 낮은 체인지업이 볼 판정을 받자 ABS 챌린지를 요청해 스트라이크로 이끌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에서 나온 첫 ABS 챌린지 성공이다.

당시 롤리는 "난 분명 스트라이크로 봤다. 그래서 요청했는데 아웃으로 바뀌어 우리에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롤리는 올초 스프링트레이닝 때 ABS를 시험 운영할 당시 반대 입장은 나타냈었다. 그는 시애틀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난 ABS에 찬성하지 않는다. 야구 경기에서 인간적 요소를 없애는 게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난 우리가 하던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본다. 포수라는 포지션 가치를 유지시켜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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