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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응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굉장한 용기다."
문제는 제구였다. 공은 빠른데 영점이 안 잡히니 1군에서 기회를 주기가 어려웠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퓨처스리그 통산 59경기에 등판해 4사구 145개를 기록했다. 삼진은 64개였다. 지난해까지 한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결정적 이유다. 2군 통산 평균자책점은 10.86(95⅓이닝 115자책점)에 이른다.
하지만 홍원빈의 은퇴 의지가 워낙 확고했다. 구단은 어떻게든 잡아보려 했으나 결국 선수의 뜻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프로 선수로 성공은 못했지만, 홍원빈 개인의 인생에 주목하면 큰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프로 7년차인 올해도 리그 규정에 따른 최저연봉인 3000만원을 받았다. 삶의 질을 고려했을 때도 지금의 결단이 더 이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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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홍원빈은 올해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쏟아붓고 유니폼을 벗었다. 비시즌에 사비를 들여 미국 단기 연수를 다녀온 게 시작이었다. 1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는데도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미국행을 택했다.
유학 효과 덕분에 홍원빈은 올해 드디어 꿈에 그리던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지난 5월 30일 1군에 등록됐고, 지난 6월 3일 두산 베어스전에 데뷔해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6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한번 더 기회를 받았는데 ⅔이닝 1안타 3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홍원빈의 1군 커리어는 2경기로 막을 내렸다.
홍원빈은 지난달까지는 퓨처스리그 경기에 꾸준히 나서며 1군 등록 기회를 노렸다. 올 시즌 성적은 28경기, 3승3패, 6세이브, 1홀드, 23⅔이닝, 평균자책점 5.70. 제구 문제가 끝내 발목을 잡았고, 홍원빈은 제2의 인생을 위해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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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