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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아버지는 더 받으면 좋지만, 그래도 키움에서 이만큼 해준 것만 해도 감사하다고 하셨다. 그냥 바로 계약했다."
키움은 박준현의 계약금과 관련해 "2021년 장재영의 입단 계약금 9억원에 이어 구단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구단은 박준현이 미국 진출과 더불어 고액의 계약금을 포기하고 우리 구단을 선택해 준 결정과 이번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이라는 점을 고려해 계약금 규모를 정했다. 구단은 박준현이 가진 투수로서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향후 팀의 미래를 책임질 전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일고 에이스 박준현은 올해 최고 구속 157㎞를 찍으며 전체 1순위 후보로 급부상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의 관심이 있었고, 계약 제안도 받았다. 그 규모가 200만 달러(약 27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은 이날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 2026년 신인 선수 13명과 가족 포함 60여 명을 초청해 환영하는 '영웅의 첫걸음'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 앞서 선수 계약을 모두 마치며 더욱 키움 유니폼의 자부심을 갖고 새내기들이 팬들 앞에 설 수 있도록 했다.
박준현은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서 그 금액에 걸맞게 1군에 빨리 올라와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 (금액이) 부담은 조금 있겠지만, 내가 잘해야 한다. 아버지는 더 받으면 좋지만, 그래도 키움에서 이만큼 해준 것만 해도 감사하다고 하셨다. 그냥 바로 계약했다. 계약금은 부모님께 다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움은 이날 주장 송성문과 돌아온 에이스 안우진이 신인 선수들에게 특별 멘토링을 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박준현은 안우진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눈을 반짝였다. 2018년 히어로즈 1차지명 출신인 안우진은 현재 국내 투수 가운데 최고 구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준현은 "키움에 들어오면 안우진 선배 옆에 딱 붙어 있겠다. 내가 투구하면서 모든 것을 배우고 싶은 선수다. (안우진의) 마운드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닮고 싶고, 일단 공이 너무 좋으니까. 그런 점을 내가 본받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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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현은 "아버지가 새로 시작하는 거니까. 행동 같은 것을 더 조심하라고 하셨다. 아버지는 이제까지 야구하면서 나한테 큰 힘이 됐다. 이제 (박석민 아들이라는) 부담감은 없는 것 같고, 아버지 덕분에 내가 더 주목받는 것도 사실이기에 정말 감사하다"면서도 "지금은 박석민 아들이라고 많이 언급되는데, 나중에는 이정후 선배처럼 그냥 내 이름이 불렸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설종진 키움 감독대행은 "(신인들에게) 준비 잘해서 고척에서 자주 보자고 하고 싶다. 또 지금 신인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프로에 왔으니까. 본인만의 루틴과 계획을 세워서 훈련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준현은 내년 준비와 관련해 "변화구는 슬라이더가 가장 자신 있다. 좌타자를 상대할 때 체인지업이나 포크볼을 한 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표를 이야기했다.
박석민은 아들이 구단 역대 2위 대우를 받은 것과 관련해 "키움에 감사드린다.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앞으로는 더 힘든 길이 될 텐데 코치님들께 지도를 잘 받아 키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까지 잘 커 줘 고맙고, 인성과 예의를 갖춘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뒷바라지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라운드 전체 10순위 박한결(내야수·전주고)은 2억5000만원, 2라운드 전체 11순위 김지석(내야수·인천고)은 1억6000만원, 3라운드 전체 21순위 박지성(투수·서울고)은 1억2000만원에 계약했다.
4라운드 정다훈(투수·청주고)은 9000만원, 6라운드 최현우(투수·배명고)는 7000만원, 7라운드 김태언(투수·세광고)은 6000만원, 8라운드 박준건(투수·부산고)은 5000만원, 9라운드 유정택(내야수·고려대)은 4000만원, 10라운드 김주영(포수·마산용마고)과 11라운드 김유빈(투수·대구고)은 각각 3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또 다른 1라운더인 박한결은 "송성문 선배님께서 타석에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질문했는데,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이렇게 많은 팬분들을 만난 건 처음인데 정말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1군에서 보자고 해주셨고, 내년에 마킹하겠다고도 말씀해주셔서 힘을 얻었다. 더 열심히 훈련해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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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