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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랑 사인할 때 메이저리그에 다시 돌아가지 않을 각오로 왔거든요. 그 생각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 가고 있어요."
KIA 외국인 역대 최다 타이기록까지 작성했다. 2001년 9월 6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전에서 게리 레스가 기록한 13삼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무려 24년 만이다.
올러는 직구(34개)에 슬러브(45개) 체인지업(7개) 투심패스트볼(7개) 커브(4개)를 섞어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5㎞, 평균 구속은 151㎞까지 나왔다.
올러는 "경기 중에는 내가 삼진 몇 개를 잡았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단지 한 타자 한 타자 조금 더 집중해서 던졌고, 조금 더 볼카운트를 앞서가려고 계속 노력했다.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 조금 더 빠르게 승부를 들어갔던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한준수의 리드도 굉장히 좋았고, 야수들도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한준수의 리드도 굉장히 좋았고, 야수들도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사실 지난 키움전(지난달 19일, 5이닝 4실점)에서 아무래도 키움 타자들이 내게 굉장히 많은 안타와 점수를 뽑았다. 오늘(24일) 조금 복수하자는 마음으로 올랐던 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고 답하며 웃었다.
KIA는 올해 8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크다. 가을야구 트래직넘버 1이 살아 있지만,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180만 달러(약 25억원)를 안긴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팔꿈치 염증으로 최근 시즌을 접으면서 반격 의지가 완전히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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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러는 올 시즌을 앞두고 KIA와 100만 달러(약 13억원)에 계약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3시즌 동안 36경기에 등판한 경험이 있었다. 5승13패, 136⅓이닝, 평균자책점 6.54에 그쳐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만한 성적은 아니었고, 조금 더 안정적인 환경을 원해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한국에서 올러가 가장 만족한 점은 무조건 1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환경이었다. 올러는 미국에서는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며 불안정한 생활을 했지만, 한국에 와서는 팔꿈치 염증으로 이탈했던 2개월 정도를 제외하면 1군에서 계속 선발 등판했다. 메이저리그 복귀를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은 KBO리그에서 얻은 기회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올러는 "한국에서 보낸 시간, 그리고 KIA에서 보낸 시간은 내게 굉장히 소중했다. 또 굉장히 가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아직 팀이 내와 계약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계약과 상관없이 나는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살려서 좋은 투구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힘줘 말했다.
또 올러는 "한국에서 야구한 게 굉장히 재미있기도 했고, 내가 예상한 것보다 더 재미있게 야구를 했다. KIA와 사인을 할 때 메이저리그에 다시 돌아가지 않을 각오로 왔기 때문에 그 생각을 지금까지는 계속 이어 가고 있다. 우선 지금은 충분히 야구를 즐기고 있다"면서 "오리탕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올러는 KIA와 재계약이 간절하지만, KIA가 다음 시즌 구상을 어떻게 할지는 현재 미지수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이 올해 8위에 그치면서 자존심을 구긴 만큼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꾀할 수도 있다.
어쨌든 올러는 성적으로는 충분히 생존 가치를 증명했다. 11승6패, 144이닝, 165삼진,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올러는 "메이저리그나 미국 무대에 아예 마음을 닫은 것은 아니다. 지금은 내가 야구를 조금 더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하는 것이다. 내년에 KBO가 될지, KIA가 될지, 미국, 일본, 멕시코가 될지는 나도 모른다. 젊었을 때 커리어 내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승강에 대한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받았다. 올해는 KIA에서 즐기면서 야구를 할 수 있어서 조금 더 좋았다"며 내년에도 KIA에서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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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