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포커스]'부디 너만은 다르길…' 장충고 문서준 MLB 토론토 공식입단. 극악의 고졸 유망주 성공확률, '0%' 벽을 뚫을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25-09-25 13:05


[핫포커스]'부디 너만은 다르길…' 장충고 문서준 MLB 토론토 공식입단…
문서준이 25일(이하 한국시각) 캐나타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입단계약을 체결한 뒤 유니폼을 입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리코스포츠에이전시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겠다."

뛰어난 신체조건에 시속 155㎞의 강속구를 던져 '대형 투수 유망주'로 평가받았던 장충고 3학년 문서준이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입단했다. 문서준은 대담하면서도 현실적인 입단 포부를 밝혔다. 문서준의 말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성장할 수 있고, 그럴수록 성공에 가까워진다.

단, 이렇게 해서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성공 확률이 너무나 극악무도하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동안 문서준과 비슷하거나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MLB 무대에 도전한 고졸 유망주 중에 현재까지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만든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성공 확률 0%'의 극도로 어려운 도전이다. 문서준이 '0%'의 벽을 깰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올 시즌 '고교 최대어' 중 한 명인 문서준이 토론토 구단과 정식 계약하고 캐나타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공식 입단식까지 치렀다. 토론토 구단은 문서준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성장하기에 적합한 신체조건과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유망주'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계약금도 무려 150만달러(약 21억원)나 된다. 토론토는 문서준에게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핫포커스]'부디 너만은 다르길…' 장충고 문서준 MLB 토론토 공식입단…
사진제공=리코스포츠에이전시
문서준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25일 오전(한국시각) '문서준이 토론토에서 현지시각 24일 오후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공식 입단 절차를 마쳤다'고 알렸다.

이로서 문서준은 올해 김성준(광주일고)에 이어 두 번째로 KBO드래프트를 패스하고 MLB 구단과 계약한 고교 선수가 됐다. 김성준은 지난 5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120만달러(약 16억8000만원)에 계약한 바 있다.

문서준은 올해 고교 3학년 투수 중 최고 레벨의 유망주로 평가받으며 유력한 KBO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로 예상됐다. 무엇보다 빼어난 신체조건과 강속구가 돋보인다. 키다 1m96으로 '탈아시아급'이다.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1m93)보다 크다. 물론 키가 메이저리그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여기에 무려 155㎞의 강속구를 필두로 투심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장착했다. 제구력도 국내 고교레벨에서는 최상위권이다. 문서준은 고교야구 통산 24경기에 등판해 66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18에 탈삼진 93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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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한 문서준(가운데)이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리코스포츠에이전시

주목할 만한 점은 66이닝 동안 홈런을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진운이 좋았을 수도 있지만, 일단 기록만 보면 강력한 구위를 지닌 것처럼 보인다. 단, 이 구위가 국내 고교생과는 차원이 다른 파워를 지닌 마이너리그나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도 통할 지는 미지수다. 이 또한 문서준이 극복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앤드류 티니쉬 토론토 국제스카우팅 겸 야구운영팀 부사장은 "문서준은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로 성장하기에 적합한 신체 조건과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유망주다. 우리 구단은 최적의 성장 환경을 제공할 것이고, 꾸준한 노력을 통해 한국과 전 세계 팬들에게 인정받는 투수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서준은 에이전시를 통해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라는 최고의 구단에서 도전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겠다.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가족과 지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문서준은 로저스센터에서 등번호 4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채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이건 겨우 입단식일 뿐이다. 앞으로 진짜 난관들이 다가온다. 이걸 뛰어넘어야 진정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성공 확률이 '극악'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MLB에 도전했다가 성공한 투수는 단 한명도 없었다. 성공 확률 '0%'다.

지난해까지 고교시절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고, 졸업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선수는 투수와 야수를 합쳐 총 57명이었다. 이 중에서 MLB 무대까지 올라간 선수는 총 7명이다. 4명은 야수(추신수 최지만 박효준 배지환)이고, 3명은 투수(백차승 봉중근 류제국)였다.

하지만 백차승과 봉중근, 류제국의 MLB 커리어는 객관적으로 '성공'이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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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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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차승은 시애틀 매리너스(2004, 2006~2008)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008)에서 총 4시즌 동안 59경기에 나와 279⅔이닝을 던져 16승 18패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한 뒤 '방출엔딩'을 맞이했다. 그나마 '통산 10승'을 넘긴 유일한 케이스다.

봉중근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2002~2003)와 신시내티 레즈(2004)에서 총 3시즌 동안 78⅓이닝을 소화하며 통산 7승4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17을 남겼다. 류제국 역시 단 3시즌(2006~2008) 동안 단 1승(3패) 평균자책점 7.49를 기록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짧게 끝난 MLB 커리어와 달리 이들은 긴 시간 마이너리그 무대에서 도전을 거듭해야 했다. 백차승과 봉중근은 무려 9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냈고, 류제국은 8시즌간 뛰었다. 고생한 시간에 비해 얻은 성과는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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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고 3학년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받은 류제국은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스포츠조선 DB
그나마 이들 세 명은 소위 '메이저리그 물'이라도 먹어본 선배들이다. 다른 수 십명의 '고교 특급 유망주'들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한때 최고의 찬사와 기대를 받았던 '스타 후보'들이었지만, 지금은 일일이 기억하기조차 어려운 '무명'으로 남았다.

결국 문서준이나 김성준 모두 너무나 어려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본인의 선택이다. 문서준의 포부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착실히 성장해 '0%'의 벽을 깨트리면 된다. 문서준이나 김성준 중에 '한국 최초의 고졸출신으로 성공한 MLB투수'가 탄생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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