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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올해 고교 특급 유망주 3명의 몸값이 정해졌다. 이들의 미래도 몸값을 따라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앤드루 티니시 토론토 국제스카우트·야구 운영팀 부사장은 "문서준은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로 성장하기에 적합한 신체 조건과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유망주"라며 "구단은 최적의 성장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꾸준한 노력으로 한국과 전 세계 팬에게 인정받는 투수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투수 겸 내야수인 김성준은 한국의 오타니 쇼헤이를 꿈꾸는 선수로 일찍이 주목을 받았다. 마운드에서는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지면서 야수로도 유격수와 3루수가 가능하고, 파워까지 갖춘 타자로 높이 평가받았다.
해밀턴 와이스 텍사스 국제스카우트 담당자는 "세계적인 재능을 가진 김성준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유격수로 뛰면서 타격과 수비, 그리고 마운드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구단에서는 '투타 겸업' 선수로 육성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KBO 대표 3루수였던 박석민의 아들로 유명한 박준현은 올해 최고 구속 157㎞를 찍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성준, 문서준이 미국 무대 도전을 일찍이 결정하면서 이견 없는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후보로 급부상했다.
박준현 역시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았고, 실제로 200만 달러(약 28억원)에 이르는 큰 계약금을 제시한 구단도 있었다. 박준현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에 흔들린 게 사실이지만, KBO리그에서 먼저 정상을 찍은 뒤에 큰 무대에 도전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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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계약금 규모만 보면 문서준과 김성준이 승자 같지만, 섣불리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고교 특급 유망주로 불렸던 선수들, 특히 투수 가운데 미국에 직행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 한국에서 150㎞ 후반대 강속구를 던지면 특급 대우를 받지만, 미국에서는 그 정도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수두룩하기 때문.
최근 사례만 살펴봐도 그렇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최대어로 꼽힌 덕수고 에이스 심준석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75만 달러(약 10억원)에 계약하고 미국으로 향했다. 피츠버그는 심준석이 부상과 부진이 겹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자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했고, 마이애미는 올해 루키리그에서 13경기, 3패, 13⅓이닝, 평균자책점 10.80에 그친 뒤 지난 8월 방출됐다. 아직 심준석과 계약한 새로운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도전 3년 동안 마이너리그 루키리그 이상은 밟지 못한 채 짐을 쌀 위기에 놓였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최대어였던 마산용마고 에이스 장현석은 심준석보다는 사정이 낫다. 장현석은 다저스와 90만 달러(약 12억원)에 계약했고, 지난해와 올해 꾸준히 마이너리그에서 기회를 얻었다. 장현석은 루키리그를 거쳐 싱글A까지는 승격되는 성과가 있었다. 올해 싱글A에서는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2패, 40⅔이닝, 54탈삼진, 평균자책점 4.65를 기록했다. 현재는 애리조나 가을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다저스 루키들 사이에서 기회는 계속 얻고 있다.
심준석과 장현석이 고전할 때 KBO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된 다른 유망주들은 각 팀의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3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김서현은 올해 마무리투수 자리를 꿰차며 65경기, 32세이브, 62⅓이닝, 68탈삼진 평균자책점 2.74를 기록했다.
2024년 1라운드 전체 1순위 좌완 황준서(한화), 2025년 1라운드 전체 1순위 좌완 정현우(키움) 등은 아직 팀의 주축으로 완벽히 도약하진 못했지만, 미국에 갔다면 마이너리그에서 해야 할 경험을 현재 1군에서 쌓아 나가고 있다.
당장은 박준현이 더 큰 기회를 포기한 것처럼 보이지만, 2~3년 뒤에 평가가 어떻게 엇갈릴지는 모를 일이다. 물론 김성준과 문서준이 미국으로 직행한 고교 유망주 성공 사례를 쓰길 바라는 이들이 더 많다. 쉽지 않은 길이라 우려가 클 뿐이다. 세 특급 유망주는 각자의 자리에서 같이 성공기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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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