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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끝내기 홈런보다 더 기분 좋아요."
6회초 터진 오스틴 딘의 홈런으로 0-1으로 끌려가는 가운데 한화는 7회말 찬스를 잡았다.
1사 후 노시환이 안타를 치고 나갔고, 채은성도 안타를 쳤다. 좌익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주자는 2,3루가 됐다.
하주석이 투수 앞 땅볼을 치면서 3루주자 노시환이 3루와 홈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2루 주자가 3루를 밟으면서 노시환이 아웃될 수밖에 없는 상황.
투수 김영우가 그대로 노시환을 3루로 몰아가 태그아웃을 하면 끝날 상황이었지만, 3루수에게 공을 던졌다.
노시환은 다시 홈으로 내달렸고, 3루수가 박동원에게 공을 던졌다. 노시환은 체념한 듯 천천히 걷다가 박동원 근처에서 갑자기 몸을 틀었다. 오른손에 공을 들고 있던 박동원은 당황한 듯 글러브를 낀 왼손으로 노시환을 태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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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한화로 넘어갔다. 이도윤이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3-1로 달아났고, 이후 손아섭과 심우준의 적시타로 4-1까지 점수를 벌렸다.
한화는 불펜의 릴레이 호투가 이어졌다. 류현진에 이어 정우주(⅓이닝 무실점)-김범수(⅔이닝 무실점)-한승혁(1이닝 무실점)-김서현(1이닝 무실점)이 차례로 등판해 승리를 지켰다.
경기를 마친 뒤 노시환은 7회 주루 이야기에 활짝 웃었다. 노시환은 "빈 글러브인 건 못 봤다. 느낌이 빈 글러브로 태그한 거 같았다. 그래서 심판님께 빈글러브라고 했다. 심판님이 태그가 됐다고 하더라. 그래서 태그는 됐는데 공이 없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셨다"고 설명했다.
'명품 표정 연기'에 대해 노시환은 "계획했다. 조금의 빈틈이 보인다면 파고들려고 했다. 포기하면서 '나 죽여라'하는 척 하면서 페인팅을 줬다"라며 "원래 연기를 좀 잘한다. 항상 상상을 하곤 하는데 쉬운 게 아니다. 막상 그 상황에서 그게 떠올랐다. 상대에게 방심을 일부러 주고 태그아웃 당하고 나가는데 일부러 더 '죽여라'하는 척하면서 방심을 유도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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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포구 실책을 하면서 생겼던 마음의 짐도 이 득점으로 내려놓아졌다. 노시환은 "중간에 실책을 해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오늘 결정적인 주루로 씻어 내려가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노시환의 센스있는 득점에 한화 더그아웃은 열광했다. 노시환은 "끝내기 홈런보다 더 기분 좋다"라며 "세이프 선언이 내려진 순간 더그아웃도 난리가 났다. 만루 홈런 친 줄 알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렸던 경기. 기선제압에 성공하면서 한화도 기세를 올렸다. 노시환은 "첫 경기 이겼으니 내일도 잘하겠다. 선수단 의식하지 않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하고 있다. 오늘 이기면 내일 또 새로운 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순위 싸움이) 더 재미있어 졌으니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 선사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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