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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레전드의 은퇴식이 열리는 날, 삼성 라이온즈가 겹경사를 맞이했다.
오승환은 21세기 한국 야구 마무리투수의 대명사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2차 1라운드(전체 5번)로 입단한 이래 한국 프로야구 기준 삼성에서만 15시즌을 뛴 원클럽맨이다. 2014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 진출해 2년간 뛴 뒤 메이저리그로 건너갔고,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시작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뛴 뒤 2019년 삼성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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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진만 삼성 감독의 웃는 얼굴 속에는 만만찮은 긴장이 숨어있었다. 그는 오승환의 등판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가능하면 9회에 등판시키고 싶다"면서도 거듭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 시작을 디아즈가 기분좋게 열어주며 승리의 길이 열렸다. 디아즈는 KIA 선발 김태형을 상대로 1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3점포를 쏘아올렸다.
선취점 뿐만 아니라 올시즌 디아즈의 시즌 50호 홈런이기도 했다. 박진만 감독이 괜히 홈런을 신경쓰다 디아즈의 타격 밸런스가 흔들릴까 노심초사하기도 했던 대기록. 디아즈는 기분좋게 역대 최초 50홈런-150타점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2015년 박병호 이후 10년만에 50홈런을 쏘아올린 타자로도 이름을 새겼다. 이미 외국인 타자 역대 최다 홈런(종전 야마이코 나바로, 48개)은 넘어선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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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초 김태훈을 거쳐 9회초 첫 투수로 마침내 오승환이 등판했다. KIA는 예정했던 대로 대타 최형우를 내세웠다. 오승환은 초구 스트라이크, 2~3구 파울 끝에 4구?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오승환은 최형우를 비롯해 삼성 동료들과 다정한 포옹을 나눈 뒤 교체됐다. 삼성은 마무리 김재윤이 나머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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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타선에선 디아즈가 일찌감치 3점홈런을 쳐주면서 경기가 쉽게 풀렸다. 디아즈의 50홈런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후라도 역시 "오늘 나의 15승으로 팀에 좋은 결과 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무엇보다도 승환에게 좋은 작별을 전하고 싶었는데, 이 승리를 바친다. 가을야구 가기 위한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더욱 기쁘다"며 웃었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