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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PS는 보너스 게임"이라고 말하며 부담감을 덜어주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프로야구 2025 KBO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이 열린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최정은 "2차전에 빗맞은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예전의 최정이라면 타점을 올렸어도 '타구 질'에 대한 아쉬움을 호소했을 터다.
하지만, 올해 가을에는 빗맞은 안타도 귀하다.
최정은 "정규시즌에 잘했다면 PS에서도 자신감을 느낄 텐데, 올해는 다르다"고 밝혔다.
출발부터 불길했다.
최정은 3월 17일 광주에서 벌인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수비 훈련 중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에 불편함을 느꼈고, 햄스트링 부분 손상(그레이드 1) 진단을 받았다.
결국 3월 22일 시즌 개막을 1군에서 맞이하지 못한 최정은 5월 2일에야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시즌 중에도 부상 후유증을 겪은 최정은 95경기, 타율 0.244, 23홈런, 6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2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KBO리그 최초로 통산 500홈런 고지를 밟고, 10년 연속 20홈런을 치며 꽤 높은 OPS를 찍었지만, 최정이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었다.
PS도 '불편한 몸 상태'로 치르고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쓰러지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서고, 3루수로 나선다.
최정은 "아직 불편한 느낌은 있지만, '부상을 당하더라도 경기장에서 당하자'라는 마음으로 하니까, 불편함도 무뎌졌다"며 "PS에서는 계속 3루수로 나서고 싶다. 다시 불편한 느낌이 와도 무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까지 최정은 PS에서 76경기에 나서, 타율 0.276(250타수 69안타), 13홈런, 43타점을 올렸다.
2025년에는 준PO 3경기에서 9타수 2안타(타율 0.222), 1타점에 머물고 있다.
홈런 1개만 치면 이승엽 전 두산 베어스 감독, 박병호(삼성)와 PS 통산 홈런 공동 1위가 되지만, 아직 올해 가을 무대에서는 손맛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최정은 13일 준PO 3차전 4회초, 삼성 선발 원태인을 공략해 이번 시리즈 첫 장타(2루타)를 쳤다.
SSG는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3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면 'SSG의 상징' 최정, 김광현이 활약이 필요하다.
최정도 이에 동의하며 "내가 아직 중심 타선에 있고, 광현이는 4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둘 다 잘해야 한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SSG는 5전 3승제 준PO에서 1승 2패로 몰렸다.
KBO 통산 홈런 1위(518개) 최정의 힘이 필요한 때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