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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1일 한화-삼성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대구 라이온즈파크.
경기 전 한화 김경문 감독이 노시환을 불렀다.
"오늘 타석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께서 부르시더라고요. 원래 잘 안 부르시는데 부르셔서 '너무 생각 많이 하지 말고 과감하게 쳐라. 공을 너무 보고 친다. 과감하게 휘둘러라'라고 조언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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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두 타석에는 고민이 현실이 됐다. 주저하다 타이밍이 늦었다. 1회 2사 1루 첫 타석 유격수 땅볼, 4회 무사 1루에는 3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세번째 실패는 없었다.
3-4로 추격한 5회초 2사 3루.
첫 두 타석 실패로 움츠러들었을 뻔 했지만 노시환은 반대였다. 타석에 서기 무섭게 후라도의 초구 136㎞ 슬라이더에 거침 없이 배트를 냈다. 제대로 걸린 171㎞ 속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쏜살같이 좌측 담장 속으로 사라졌다. 5-4를 만드는 역전 결승 투런포였다. 주저 없는 스윙.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생각해보니 첫 두 타석에 고민을 너무 많이 했더라고요.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보니 타이밍이 늦고, 병살도 나왔던 것 같아요. 감독님 메시지가 타석에서의 결과를 바꿨습니다."
한화의 천적이자 노시환의 천적 후라도에게 좌절을 안긴 한방. 변화무쌍한 후라도의 공을 제대로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6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후라도에게 볼카운트가 몰리면 답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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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도에게 뽑아낸 첫 홈런이자 두번째 안타.
실패를 두려워 하면 성공은 없다. 그 평범한 사실을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사령탑이 깨웠다. 4번타자 스윙의 미세한 차이를 매의 눈으로 관찰한 결과였다. 이래서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