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떻게 구한 한국시리즈 티켓인데, 팬들이 경기 중에 집에 갔다

최종수정 2025-10-28 00:03

진짜 어떻게 구한 한국시리즈 티켓인데, 팬들이 경기 중에 집에 갔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한국시리즈 2차전.3루 관중석의 한화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27/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말 '역대급' 표 예매 전쟁이었다. 그런데 그 치열한 전쟁을 뚫고 표를 구해 야구장에 온 팬들이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속상한 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준 대목이다.

한화 이글스가 한국시리즈에서 2패로 위기에 몰렸다.

한화는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대8로 패한데 이어, 이튿날 27일 열린 2차전에서 5대13으로 또 한번 무너졌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5차전 혈투 끝에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섰지만, 원정에서 치른 1~2차전 결과는 모두 참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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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선발 류현진이 2회 5실점 후 자책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7/
한화 입장에서는 모든 계산이 꼬인 아쉬운 결과다. '끝장 승부'가 돼버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 두명을 모두 다 소진한 한화는 어쩔 수 없이 국내 선발 투수들로 한국시리즈 1,2차전을 준비했다. 플레이오프 MVP로 팀내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준 문동주가 1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초반부터 영점이 흔들리면서 실점했고, 이후 한화가 반격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패배를 막지 못했다.

2차전 내용은 더욱 허망했다. 한화는 1회초 산뜻하게 출발했다. 문현빈의 선제 투런 홈런에 이어 노시환의 백투백 홈런에 손아섭-하주석의 합작 연속 안타로 1점을 더 얻었다. LG 선발 임찬규를 흔들며 1회에만 4득점. 분위기가 완전히 살아난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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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패한 한화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7/
하지만 믿었던 'LG 킬러' 한화 선발 류현진이 2회말 5실점, 3회말 2실점으로 순식간에 난타를 당하면서 흐름이 삽시간에 LG쪽으로 기울었다. 류현진이 3이닝만에 7실점을 하고 물러나면서, 경기는 어렵게 흘러갔다.

1회초의 기세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4회초 1점을 쫓아간 후, 4회말 등판한 김종수-김범수가 4사구를 남발하며 주자가 쌓였고, 이후 문보경에게 만루 싹쓸이 2루타를 얻어맞았다. 4회말을 마쳤을때, 스코어는 이미 5-10. 맥이 풀릴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이후 한화의 공격은 무기력하게 지나갔고, 경기 후반 오히려 LG가 추가점을 냈다. 한화는 노시환의 수비 실책까지 더해 7회와 8회 3점을 더 내주면서 LG의 승리가 굳어졌다. 한화는 박상원~주현상~윤산흠~정우주까지 내면서 기울어진 경기에 불펜 총력전까지 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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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한국시리즈 2차전. 한화가 2차전도 5대13으로 패하며 2연패를 당했다. 류현진, 하주석, 손아섭 등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0.27/

이날 경기는 2만3750석 전석 매진이었다. 이번 KBO 포스트시즌은 삼성과 NC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부터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연속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13경기 누적 관중이 28만4830명에 달한다. 특히 '인기팀 매치'가 성사된 한국시리즈는 표를 구하기가 더욱 어려웠다. 온라인 티켓 예매가 오픈 되자마자 사이트가 먹통이 되고, 대기자 숫자가 수만명이 넘어갈 정도로 선택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만큼 한국시리즈 현장에 '직관'을 하러 온 팬들은 대다수가 기적적으로 예매 티켓을 구했거나, 티켓 양도 혹은 리세일을 통해서 아주 어렵게 구매에 성공한 이들이다.


진짜 어떻게 구한 한국시리즈 티켓인데, 팬들이 경기 중에 집에 갔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한국시리즈 2차전. 3루 관중석의 오렌지빛 한화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0.27/
특히 한화팬들은 잠실이 원정 구장인데도, 응원석을 중심으로 그 주변 자리를 전부 꽉 채울 만큼 3루는 주황빛으로 물들였다. 지고있는 상황에서도 목청껏 열정적으로 응원했지만, 경기 후반 추가 실점이 나오자 하나 둘씩 자리를 뜨는 팬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어떻게 구한 한국시리즈 티켓인데,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뜰 정도였을까. 한화 입장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경기 결과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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