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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 자릿수로 뚝 떨어진 기온 때문일까. '킬러 본능'까지 꽁꽁 얼었다.
류현진과 임찬규 모두 올 시즌 상대 전적이 막강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LG를 상대로 4경기 나와 1승무패 평균자책점 1.08으로 호투를 펼쳤다. LG전 통산 성적이 42경기 24승 9패 평균자책점 2.23로 오랜 천적이었다.
정규시즌 성적대로라면 타격전보다는 투수전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았던 경기.
염경엽 LG 감독은 "(류)현진이 공을 잘 치는 게 중요하다. 임찬규가 기본적으로 잠실에서 잘 던져서 대등하게 갈 거라고 본다. 승리의 기본적인 발판이 돼야할 거 같다. 좌타자들이 얼마나 현진이 공을 잘 치는지가 중요할 거 같다"며 어려운 승부를 예상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 역시 "(임찬규의) 강약 조절 투구를 못 쳤다. 오늘은 그걸 깨고 잘 쳤으면 좋겠다"며 임찬규 공략을 승부의 키로 꼽았다.
투수전이라는 예상이 무색하게 한화와 LG 모두 선발투수가 4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제구력이 뛰어난 두 투수였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 변화구 움직임도 밋밋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속에 시작된 야간경기. 손이 굳어 볼 컨트롤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한껏 집중력을 높여 경기에 임한 타자들은 두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강하게 몰아붙이면서 초반부터 점수가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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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규 역시 한화 타자에 난타 당하긴 마찬가지였다.
1회에만 4실점을 하는 등 3⅓이닝 5안타(2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팀 승리에도 활짝 웃지 못했다.
1회초 한화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공격력이 중요하다"며 투입한 황영묵이 시작부터 안타를 쳤고, 이후 문현빈과 리베라토의 '백투백 홈런'이 이어졌다. 이후 손아섭의 2루타와 하주석의 적시타로 한화는 순식간에 4점을 먼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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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회말 믿었던 류현진이 무너졌다. 선두타자 김현수를 상대해 던진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안타가 됐다. 이어 문보경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몰렸고, 연속 안타로 이어졌다. 오지환을 상대로는 볼넷. 박동원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적시 2루타로 공략 당하면서 2실점. 구본혁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강한 땅볼 타구가 됐고, 투수 발을 맞고 굴절되며 우중간으로 향했다. 2,3루 주자가 모두 홈으로 들어오면서 4-4 동점.
분위기를 바꾼 LG가 짜내기에 나섰다.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고, 때마침 홍창기의 적시타로 5-4 역전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이후 두 타자를 막았지만, 2회에만 32개의 공을 던지며 5실점을 하고 말았다.
3회말에는 2사 1루에서 박동원에게 홈런을 맞았다.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밋밋하게 형성됐고, 박동원이 이를 놓치지 않고 당겨 비거리 117.9m 홈런으로 연결했다. 결국 7실점을 하고 마운드 위에서 망연자실한 류현진은 결국 4회 시작과 함께 김종수와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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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난타전으로 진행된 경기. 승자는 LG였다. 4회 만루 찬스에서 문보경이 김범수를 상대로 담장을 직격하는 큼지막한 싹쓸이 2루타로 10-5로 벌렸다. 7회 1점, 8회 2점을 더한 LG가 13대5 대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