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역대급 한심함' 몸값 수천억인데, 경기 조작으로 선수 생명 끝났다

기사입력 2025-11-10 10:10


'진짜 역대급 한심함' 몸값 수천억인데, 경기 조작으로 선수 생명 끝났다
엠마누엘 클라세.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말 '역대급'으로 한심하다. 연봉이 수십만, 수백만 달러인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작은 유혹에 흔들려 선수 생명이 끝날 위기에 몰렸다.

아메리칸리그 '세이브왕' 3회 수상에 빛났던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의 마무리 투수 엠마누엘 클라세와 또다른 투수 루이스 오티즈가 불법 스포츠 베팅 관련 혐의로 미국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ESPN'을 비롯한 복수 미국 매체가 10일(이하 한국시각)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연방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두 사람은 불법 도박꾼들이 수십만달러를 벌게 한 투구 조작 계획으로 사기, 음모,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 오티즈는 현지 시간으로 9일 아침 보스턴에서 체포됐으며, 10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클라세는 아직 구금되지 않았다.

'ESPN'을 통해 공개된 기소장 내용을 더 자세히 보면, 클라세는 2023년 5월부터 도박꾼과 함께 짜고 특정 상황에서 '볼'을 던지고, 그로 인해 금전적 대가를 받는 방식을 취했다. 오티즈는 2025년 6월부터 이 계획에 동참했다. 도박꾼들은 두 사람 사이에서 최소 45만달러의 돈을 걸고 도박을 했고, 두사람은 리베이트를 받았다.

특히 아메리칸리그 3년 연속 '세이브왕'에 빛나며, 현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꼽히던 클라세의 경기 조작은 역대급 충격이다. 그는 올스타에만 3번 선정됐고, FA 자격만 얻으면 수천억원 계약은 그냥 수월하게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다.


'진짜 역대급 한심함' 몸값 수천억인데, 경기 조작으로 선수 생명 끝났다
루이스 오티즈. AP연합뉴스
하지만 그는 특정 상황에서 일부러 볼을 던지고, 일부러 구속이 느린 공을 던지는 식으로 야구를 기만했다. 또 경기 중에도 도박꾼들과 문자를 주고 받는 대담한 범행을 저질렀다.

예를 들어 클라세는 2023년 5월 20일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자신이 94.95마일보다 빠른 공을 던질 것이라는 정보를 전달했고 여기에 베팅한 도박꾼은 2만7000달러를 획득했다.

몇주 후에는 94.95마일보다 느린 슬라이더를 홈플레이트 앞에 꽂듯이 던져 도박꾼이 3만8000달러를 획득할 수 있었다.


2024년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로 이적한 오티즈는 올해 6월부터 클라세의 제안을 받고 연루되기 시작했다. 그는 2회 초구를 볼로 던지는 대신 클라세로부터 5000달러를 받기로 했다.

두사람은 지난 7월 덜미를 잡혔고, 8월 1일자로 유급 휴직 상태 처리가 됐다. 하지만 검찰에 의해 기소가 된 만큼 유죄가 확정되면, 영구 제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에 따르면 클라세와 오티즈는 각각 사기 공모 혐의로 최대 20년, 부정 공모 혐의로 최대 20년, 자금 세탁 공모 혐의로 20년, 뇌물 수수로 인해 스포츠 이벤트에 영향을 미치는 공모 혐의로 5년 등 최대 6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오티즈의 변호사는 "우리 의뢰인은 누구에게도, 어떤 일에도 경기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고, 클라세의 변호사는 아직 논평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클라세는 7시즌 동안 빅리그에서 뛰면서 총 1200만달러(약 175억원)를 벌어들였고, 내년 시즌 연봉은 640만달러(약 94억원)가 될 예정이었다. FA 자격을 얻으면 그의 몸값은 수천억원으로 마무리 투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액수를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상대적으로 커리어가 적은 오티즈의 경우 올해 연봉이 78만2600만달러(약 12억원)였다.

그러나 불명예로 메이저리그로부터 퇴출 위기 직전에 몰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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