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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는 국가대표 에이스 사관학교인 것일까. 19살 루키 우완 투수 정우주가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일을 냈다.
시작부터 깔끔했다. 정우주는 선두타자 무라바야시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노무라와 모리시타를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삼진을 잡은 구종은 모두 슬라이더. 정우주의 직구 구위가 워낙 좋다 보니 일본 타자들의 배트가 계속 밀렸다.
2회에는 위기 관리 능력까지 보여줬다. 정우주는 일본 4번타자 마키를 선두타자 볼넷으로 내보냈다. 다음 타자 니시카와를 투수 앞 땅볼로 잘 처리했는데, 병살타로 연결하려던 정우주가 긴장한 탓에 2루에 악송구를 했다. 2사 주자 없을 상황이 실책 속 무사 1, 2루로 바뀌었다. 다음 타자 기시다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정우주는 사사키를 2루수 직선타로 처리해 2사 2, 3루가 되자 미소를 지었다. 이후 이시가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정우주는 2025년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전주고 에이스 시절부터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을 가볍게 던져 대형 투수로 성장할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한화는 그런 정우주를 불펜으로 쓰면서 빠르게 1군 경험을 쌓게 했고, 시즌 막판에는 선발로도 기회를 얻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51경기 3승, 3홀드, 53⅔이닝, 평균자책점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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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감탄했던 재능. 정우주는 지난 8월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8-3으로 앞선 7회 무사 1, 2루 위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3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투구 수는 단 9개. 9구 삼진은 한화 역대 2번째이자 고졸 신인 역대 2번째였다.
당시 고척에는 메이저리그 11개 구단 스카우트 23명이 집결해 있었다. 내년에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의 선발 등판 경기였기 때문. 폰세는 이날 5이닝 3실점에 그치며 아쉬움을 샀는데, 오히려 9구 3삼진을 기록한 정우주가 이날의 주인공이 됐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박수를 쳤을 정도.
정우주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박수를 받은 직후 "나를 잘 봐주셨기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미국에 갈 그런 꿈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더 열심히 하고 좋은 기회가 된다면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WBC는 메이저리그가 주최하는 대회다. WBC에서 잘하면 더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에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 정우주는 더 큰 꿈을 위한 발판을 이번 평가전에서 마련한 셈이 됐다.
한화는 이미 문동주라는 국가대표 에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문동주는 22살 시즌인 올해 11승을 달성하며 한화의 국내 에이스로 한 단계 더 성장한 시즌을 보냈다. 시속 160㎞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면서 정우주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한화는 현시점 대표팀 에이스인 문동주에 차기 에이스로 성장할 재목인 정우주까지 보유하면서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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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