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키움 히어로즈도 과감한 선수단 정리에 나섰다.
키움 구단은 24일 팀 재정비를 위한 선수단 정리를 단행했다며 방출 선수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투수 박승호, 오상원, 이우석, 조성훈, 김주훈, 내야수 양경식, 외야수 김동엽, 변상권에게 각각 재계약 불가 의사를 전달했다. 이중 투수 박승주는 현역에서 은퇴하고, 불펜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눈에 띄는 이름은 김동엽이다.천안북일고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2016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했던 김동엽은 거포 유망주로 이름을 알렸다. 2017~2018시즌 SK에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달성하며 장타자로서의 인상을 강렬하게 날렸다.
이후 SK와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의 3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한 김동엽은 2020시즌 다시 3할 타율에 20홈런을 터뜨리며 부활을 알렸지만, 이후 끝없는 슬럼프와 반복되는 부상에 힘든 시기를 겪었다.
삼성 시절 김동엽. 스포츠조선DB
지난 시즌을 끝으로 삼성을 떠난 김동엽은 다시 키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다. 올해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주전 재도약을 꿈꿨지만, 또 부상에 발목 잡혔다. 시범 경기 도중 두산 베어스 김유성이 던진 공에 손목을 맞고 골절 진단을 받았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5월말 1군에 복귀했지만 9경기에서 타율 2할2푼2리 무홈런 2타점의 성적을 남긴 후 더이상의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한번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려 은퇴 기로에 놓이게 됐다.
한편 키움은 이날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의 현역 은퇴 소식도 발표했다. 이원석이 이최근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달했고, 구단은 논의 끝에 선수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원석과 김동엽. 스포츠조선DB
2005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한 이원석은 두산과 삼성을 거쳐 2023년 트레이드로 키움에 합류했다. 키움에서는 풍부한 경험과 성실한 모습으로 후배들을 이끄는 맏형 역할을 수행했다. 구단은 이원석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 구단 최초 비FA 다년계약(2+1년, 최대 10억)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원석은 1군 통산 1819경기에 출전해 5481타수 1430안타 144홈런 타율 2할6푼1리를 기록했다. 2018시즌에는 128경기 479타수 144안타 20홈런 타율 3할1리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이원석은 "21년 동안 선수로서 그라운드에 설 수 있었던 시간은 제 인생에서 큰 행복이었다. 앞으로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어디에 있든 야구를 통해 배운 것들을 잊지 않고 잘 이어가고 싶다.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변함없이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키움은 지난 8월 31일 투수 장필준과 내야수 강진성을 웨이버 공시했고, 2차 드래프트까지 끝난 시점에서 다시 선수단 정리에 나서며 본격적인 2026시즌 준비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