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조건을 받아들인다고? 믿기지 않는 6억 포기, 왜 다년 계약 무효됐나

기사입력 2025-12-13 11:10


이런 조건을 받아들인다고? 믿기지 않는 6억 포기, 왜 다년 계약 무효됐…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 삼성의 와일드카드 1차전. 1회초 1사 1, 2루. NC 데이비슨이 1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힘차게 타격하는 데이비슨.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10.06/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사실상 최대 6억원 포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약 제안을 받아들였다. 맷 데이비슨의 다년 계약은 왜 무효가 됐을까.

NC 다이노스는 지난 11일 외국인 타자 데이비슨 선수, 투수 라일리 톰슨과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NC는 신규 외국인 투수 커티스 테일러, 아시아쿼터 토다 나츠키까지 외인 4인방 계약을 모두 마쳤다.

그런데 그중 눈에 띄는 것은 데이비슨과의 재계약 조건이다. NC 구단은 "데이비슨과 1년 총액 130만달러(계약금 32만5000달러, 연봉 97만5000달러)에 계약했으며, 라일리는 1년 최대 125만달러(계약금 40만달러, 연봉 60만달러, 인센티브 25만달러)에 재계약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슨의 경우, 라일리처럼 옵션 달성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다. 계약금 32만5000달러를 일시불로 먼저 받고, 2026시즌 동안 총 연봉 97만5000달러를 전액 보장받는 조건이다.

하지만 다소 놀라운 결정이다. 지난해 재계약 당시 발표했던 다년 계약 내용 때문이다. NC는 1년전 당시 46홈런을 치며 '홈런왕'에 오른 데이비슨과 1+1년 재계약을 했다. 그동안 타 구단에서 '비공식' 다년 계약 사례들은 있었지만, 구단이 공식적으로 다년 계약을 오피셜하게 발표한 것은 데이비슨이 처음이었다.


이런 조건을 받아들인다고? 믿기지 않는 6억 포기, 왜 다년 계약 무효됐…
1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NC의 경기, NC 데이비슨이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18/
물론 당시에도 2026시즌, 그러니까 '+1년'에 대한 실행 요건이 다소 특이했다. 선수가 결정하는 선수 옵션이 아닌, 구단이 결정하는 클럽 옵션이었다. 데이비슨이 2025시즌에는 최대 150만달러(보장 연봉 120만달러, 인센티브 30만달러)를 받고, 2026시즌 NC 구단이 옵션을 실행하면 최대 170만달러(보장 130만달러, 인센티브 40만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사실 NC가 데이비슨과 재계약 협상을 하고 있던 중에도, 당연히 이 조건을 실행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있었다. 그런데 NC 구단은 예상을 뛰어 넘었다. 데이비슨에게 클럽 옵션을 실행하지 않고, 새 조건의 신규 재계약을 제시한 것이다. 기존대로 클럽 옵션을 실행했다면 데이비슨은 최대 17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새 계약으로는 130만달러만 받을 수 있다. NC 구단은 "데이비슨 선수와는 기존 1+1 옵션 계약을 실행하지 않고, 새롭게 1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클럽 옵션을 실행한다고 하더라도 데이비슨이 보장받는 연봉은 130만달러로 새 계약 조건과 동일하다. 다만, 상호 합의한 성적에 따라 40만달러를 더 받을 수 있는데 이 조건이 사라진 셈이 됐다. 데이비슨이 활약에 어느정도 자신이 있다면, 아쉬울 수는 있는 조건이다. 40만달러는 한화로 약 6억원에 해당된다.


이런 조건을 받아들인다고? 믿기지 않는 6억 포기, 왜 다년 계약 무효됐…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NC와 LG의 경기. 2회말 LG 송승기 상대 선제 솔로홈런을 날린 NC 데이비슨. 창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24/


NC가 다년 계약을 사실상 무효화한 것은 현재 시장 상황과 데이비슨에 대한 기대 성적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NC는 외국인 타자 계약 당시, 데이비슨을 대체할 수 있을만한 더 좋은 타자가 나오는지를 우선적으로 검토했었다. 데이비슨보다 기량적으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후보와도 접촉했었지만 해당 선수가 미국 잔류를 택했고, 나머지 후보들도 여러명을 살폈으나 데이비슨보다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S급' 신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기 어려운 올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했을때, 결국 데이비슨이 최선의 카드라는 결론이 났지만 현실적인 조건들을 감안해 사실상 최대 연봉을 삭감한 셈이다. 데이비슨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데이비슨은 "창원에 다시 돌아오게 되어 정말 설렌다"면서 "벌써 세번째 시즌인데, 팬들과 구장 모두 이제는 저와 가족에게 집처럼 느껴진다. 다시 한번 성공적인 시즌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고, 다음 시즌 NC가 더 높은 곳까지 오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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