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얼굴에 금칠을 하고 골든글러브를 받은 다쓰미. 이번 시즌이 끝나고 국내 FA를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그를 찾는 팀이 없다. 현재 분위기라면 라쿠텐에 잔류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스포츠조선DB
지난해 시상식에 쇼군 복장을 하고 시상식에 오른 다쓰미. 그는 입단 6년차였던 2024년 퍼시픽리그 최다 안타 1위를 하고, 베스트9에 포함됐다. 스포초조선 DB
호기롭게 칼을 뽑았지만 휘두를 수가 없다. 라쿠텐 이글스 외야수 다쓰미 료스케(29). FA를 선언하고 머쓱한 상황과 마주했다. 지난해 최다 안타 1위를 했다. 그런데 관심을 보이는 팀이 없다. 그는 12일 한 토크쇼에서 "지금까지 어느 팀에서도 연락받지 못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시장 반응이 서늘하다. 이런 분위기라면 이적이 불가능해 보인다. 이시이 가즈히사 라쿠텐 단장은 "팀에 잔류해 우승을 목표로 함께 하자는 말밖에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구단에 포스팅을 요청했으나 불가 통보를 받았다. 해외 FA 미취득자라 포스팅을 거쳐야 하는데, 구단 승낙낙을 받는다는 게 비현실적이었다. 현재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진행 중인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즈), 오카모토 가즈마(요미우리 자이언츠), 이마이 다쓰야(세이부 라이온즈)는 일본프로야구 최고 타자, 투수다. 메이저리그 팀들이 주시해 왔고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쓰미는 이들과 비교해 보면 평범한 선수에 가깝다.
구단 입장에선 실익이 없어 풀어줄 이유가 없다. 설사 포스팅에 나간다고 해도 포스팅비를 챙기도 어렵다. 야쿠르트와 요미우리, 세이부는 주축선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았지만 상당한 금액의 보상이 있다. 오릭스 버팔로즈는 2년 전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LA 다저스로 보내고, 포스팅비로 5060만달러를 받았다. 다쓰미가 그렇다고 팀 성적에 지대하게 공헌한 것도 아니다.
2019년 신인 1지명 입단. 7년을 뛰고 국내 FA 자격을 얻었다. 대졸 기대주답게 첫해부터 124경기에 출전해 가능성과 경쟁력을 보여줬다. 입단 3년차인 2021년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고, 5년 연속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다쓰미는 지난해 겨울 연봉 재계약을 발표한 뒤 투수를 겸하는 이도류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25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사진캡처=라쿠텐 이글스 SNS
지난해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143경기 전 게임에 출전했다. 타율 0.294, 158안타, 7홈런을 올리고 58타점, 68득점, 20도루를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최다 안타 1위를 했다. 처음으로 '베스트9'에 포함됐다. 외야수 신기록인 397자살(刺殺·Putou)을 달성해 퍼시픽리그 특별상을 수상했다.
올해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114경기에 나가 타율 0.240, 88안타, 7홈런, 32타점. 타격 성적은 하락했으나 뛰어난 외야 수비는 변함이 없었다. 5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하지만 손을 내미는 팀이 없다.
지난해 최다 안타로 주목받았으나 올해 눈에 띄는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한해 반짝한 성적으로 확신을 주기 어렵다. 보상 선수를 내주면서 데려올 정도로 경쟁력 있는 전력으로 보기 어렵다.
돈키호테같은 엉뚱한 처신도 신뢰를 주지 못한다. 다쓰미는 지난겨울 갑자기 오타니처럼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도류'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마운드에 올랐다. 이시이 단장, 미키 하지메 감독 앞에서 시속 152km 강속구를 던졌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투수 레전드 출신 이시이 단장은 투수 불가 판정을 내렸다.
우선 빠른공을 지속적으로 던질 능력이 없다. 금방 구속이 떨어졌다. 외야수로서 강한 어깨가 강점이라고 해도 투수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지난 2월 구단 관계자들 앞에서 불펜피칭을 한 다쓰미. 최고 시속 152km 빠른공을 던졌지만 투수로 불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캡처=라쿠텐 이글스 SNS
다쓰미는 지난해 각종 시상식에 기상천외한 복장을 하고 나타나 화제가 됐다. 사무라이(일본 무사), 쇼군(장군), 살인마 '잭 더 리퍼 차림으로 시상대에 올랐다. 또 얼굴에 금칠을 하고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했다. 모든 사람이 이런 튀는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