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키움의 경기. 수비하는 키움 송성문.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9.02/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남은 기간은 1주일. 송성문은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KBO는 지난달 21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송성문의 포스팅을 요청했고, 30일 동안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자격을 얻었다. 오는 22일(이하 한국시각)까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마치지 못하면 송성문은 내년에도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어야 한다.
이번 주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진행되면서 FA, 트레이드 등 다양한 계약이 활발하게 쏟아져 나오는 상황. 미국 현지 언론은 송성문과 관련된 소식을 아주 비중 있게 다루고 있진 않지만,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한번씩 언급해 주고 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의 호르헤 카스티요는 14일 자신의 SNS에 "다음 주에 계속 생각해야 할 이름 가운데 하나가 송성문이다. 한국인 내야수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마쳐야 하는 날짜는 오는 22일이다. 최소 5개 구단이 송성문에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송성문은 미국 현지 에이전트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기다리는 입장이다. 계약이 임박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송성문도 팬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외신 반응을 살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송성문은 미국에서 관심 있다는 보도가 꾸준히 나오는 것과 관련해 "기분은 당연히 좋지만, 결국 가서 잘하는 게 목표다. 가는 것도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가서 또 내 야구가 끝나는 게 아니라 거기서 또 증명을 해야 하고, 내 가치를 인정 받는 게 야구선수로서 목표다. 그런 마음으로 착실하게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1996년생인 송성문은 장충고를 졸업하고 2015년 히어로즈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군에서 꽃피운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뛰기 시작해 지난해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142경기, 타율 0.340(527타수 179안타), 19홈런, 109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FA 계약을 앞두고 있는 김하성. Imagn Images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Imagn Images연합뉴스
LA 다저스 김혜성. AFP연합뉴스
올해는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44경기를 모두 뛰면서 타율 0.315(574타수 181안타), 26홈런, 90타점, OPS 0.917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 3루수로 인정받았다. 생애 처음으로 KBO 3루수 수비상과 골든글러브까지 받으면서 정점을 찍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키움은 송성문이 미국에 가든 가지 않든 최고로 대우할 준비를 이미 해뒀다. 키움은 지난 8월 송성문에게 야수 역대 최고액 비FA 다년계약을 안겨 눈길을 끌었다. 계약기간 6년에 연봉 120억원 전액을 보장하는 파격 조건이었다. 비FA 다년계약 야수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의 90억원(5년, 별도 옵션 30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액이었다.
송성문은 120억원 대박 계약을 일단 뒤로 하고, 꿈을 좇는 상황이다.
키움은 강정호(은퇴) 박병호(은퇴) 김하성(FA)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 등 최근 야수 메이저리거를 가장 활발히 배출한 구단이다. 송성문은 선배들의 뒤를 잇고 싶은 마음도 있다.
송성문은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이) 자신감을 많이 심어 준 덕분에 지금 포스팅 신청을 하게 됐고, 시즌 중간에도 내가 야구하는 데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형이고 또 동생들이기 때문에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내가 미국에 이렇게 도전하게 된 여건이 만들어진 것 중에 하나도 우리 키움에 있던 선배님들 강정호, 박병호 선배님 (김)하성이 형이 메이저리그에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덕분이라고 생각해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 큰 것 같다"며 조만간 본인도 계약 소식을 들려줄 수 있길 기대했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 롯데의 경기, 6회초 2사 3루 키움 송성문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