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A 시장에는 '초대형 투수' 보다는 준척급 투수가 나왔다. 선발과 불펜 모두 기용이 가능한 이영하를 비롯해 2020년 세이브왕 출신 조상우,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 등이 확실한 보강 자원으로 꼽혔다.
이 중 이영하가 먼저 소식을 전했다. 이영하는 두산과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23억원, 연봉 총액 23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계약을 했다.
이영하는 이번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혔다. 150㎞가 넘는 강속구 투수. 입단 당시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큰 부상없이 시즌을 치르며 내구성까지 증명했다. 2018년 10승, 2019년 17승을 거두며 선발투수로 가치를 보여줬고, 올해에는 불펜으로 나와 73경기에서 14홀드를 기록했다. 두산 외에도 복수의 구단이 접촉했고, 두산과 계약한 금액 이상을 제시한 구단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영하는 두산에 대한 애정을 보이며 결국 잔류를 택했다.
계약 직후 사진 촬영하는 이영하.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은 이영하 외에도 전천후 사이드암 최원준과 4년 총액 38억원(계약금 18억원, 연봉 총액 16억원, 인센티브 4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최원준은 올 시즌 47경기에서 4승7패 9홀드 평균자책점 4.71의 성적을 남겼다. 2020년과 2021년에는 두 자릿수 승리를 하면서 선발 투수로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들에 앞서 좌완 이준영이 3년 총액 12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액 6억원 인센티브 3억원)에 사인했고, 지난 18일에는 삼성 라이온즈가 내부 FA 김태훈과 3+1년 총액 2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3억원, 연간 인센티브 5000만원), 우완 투수 이승현과도 2년 총액 6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1억5000만원, 연간 인센티브 5000만원)에 계약을 했다.
김태훈은 올 시즌 73경기에서 19홀드를 하면서 핵심 불펜으로서 활약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몇 년간은 충분히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증명했다.
계약 직후 기념 촬영을 하는 김태훈.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시장에 남은 투수는 김범수와 조상우, 김상수. 조상우는 A등급, 김범수와 김상수는 B등급이다.
조상우는 72경기에서 28홀드를 기록했다. 2019년과 2020년 2점대 평규자책점을 기록했던 가운데 올시즌에는 다소 흔들리며 평균자책점이 3.90으로 다소 높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여전히 두 자릿수 세이브 혹은 홀드를 올릴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하다. A등급이라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 선수를 내줘야한다는 게 걸림돌이지만, 필승조 보강이 필요한 팀으로서는 매력있는 자원임에는 분명하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조상우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8.15/
1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경기. 투구하고 있는 한화 김범수.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8.14/
김범수는 올해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다. 73경기에 나와 2세이브 6홀드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2.25로 낮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B등급으로 보호 선수를 25명까지 묶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김상수는 올 시즌 45경기에서 2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6.38로 부진했지만, 앞선 2년 간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던 만큼 긁어볼 수 있는 카드다.
많은 구단이 투수 보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2024년 통합우승을 했지만, 올해 8위로 마친 KIA와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삼성 모두 이번 FA 시장에서 투수 보강을 노렸던 구단이다. 또한 불펜 평균자책점이 3.36으로 1위를 달렸던 SSG 랜더스 역시 FA 시장에서 투수를 두드리기도 했다.
최대어로 꼽혔던 이영하와 '가성비'로 꼽혔던 김태훈 등이 계약을 하면서 전반적인 가이드 라인은 나온 셈이 됐다. 조상우와 김범수 모두 김태훈보다 어리다는 점에서 더 높은 금액에서 형성될 전망.. 과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또 한 번의 계약이 탄생할 수 있을까.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