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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BO리그에서 어떻게 보면 성공 사례가 그렇게 많지는 않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충분히 알고 있다."
KIA는 일찍이 데일 영입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FA 이적이 유력할 때부터 눈여겨봤다. 우려대로 박찬호는 두산 베어스와 4년 80억원 대형 계약을 따내 팀을 떠났고, KIA는 공백을 채우기 위한 계산을 해야 했다.
건강도 하나의 변수. 김도영은 올해 왼쪽과 오른쪽 햄스트링을 번갈아 3번 다쳤다. 지금은 재활을 완벽히 마치고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한 훈련을 이어 가고 있지만, 구단은 내년부터 주전 유격수를 맡기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른 유격수 후보 김규성 박민 정현창 등이 있지만, 이들은 1군 풀타임 경험이 없다. 그나마 김규성이 가장 경험은 많지만, 대부분 백업으로 뛰었다. 모든 선택지가 변수가 가득했다.
KIA는 풀타임을 맡길 내야수가 한 명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데일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데일은 2016년 호주프로야구(ABL) 멜버른 에이시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9년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트리플A 2시즌을 포함해 모두 6시즌을 뛰었다.
데일은 올해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육성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뛰었다. 2군 41경기에 출전해 35안타, 2홈런, 14타점, 타율 2할9푼7리를 기록했다.
KIA는 지난 10월 울산에서 열린 2025 KBO Fall League에 멜버른 소속으로 뛴 데일을 지켜본 뒤 영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게 됐다. 데일은 12경기에서 타율 3할9리, 7타점, 10득점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비도 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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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학 KIA 단장은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내년에 과연 어느 포지션이 더 필요할지 고민했다. 기존 선수들,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성장 가능성 있는 그 선수들이 커 가는 과정이 분명히 필요했다. 그 시간을 벌어줄 선수가 필요했고, 일단 유격수가 센터라인을 받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투수 대신) 데일과 계약했다"고 설명했다.
KIA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은 아시아쿼터 선수로 모두 투수를 택했다. 한화 이글스 왕옌청과 LG 트윈스 라클란 웰스는 선발, 나머지 구단과 계약한 일본인 투수들은 필승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IA 홀로 동떨어진 선택을 했고, 올해 불펜 평균자책점 9위에 그치기도 했기에 아시아쿼터 선수로 불펜을 보강했어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크다. 일찍이 박찬호의 대체자 육성을 준비하지 못한 점, 또 데일이 기존 국내 선수들의 성장을 막는 점 등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심 단장은 "KBO리그에서 어떻게 보면 (유격수는) 성공 사례가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충분히 알고 있다. 유틸리티가 가능하고, 아주 빠르진 않지만 안정된 수비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NPB 2군에서 아시아 야구를 경험했기에 적응력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이너리그나 NPB에서 타격 지표가 아주 뛰어난 선수는 아니지만, 아주 못 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데일을 당장은 주전 유격수로 못을 박진 않았다. 김도영과 김선빈의 상황에 따라 데일이 3루수 또는 2루수로 뛸 가능성도 열려 있다. 데일을 일단 유틸리티로 두고 스프링캠프 동안 최적의 내야 조합을 찾는 작업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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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