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거나 일본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해도 놀라울 일은 아니다."
스가노 도모유키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는 눈치다. 올해 10승을 달성했는데도 재계약이 불가능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1선발 출신의 자존심을 구기는 행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식을 다루는 '버즈와쳐'는 29일(이하 한국시각) FA 시장에 나온 스가노의 메이저리그 잔류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스가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1년 1300만 달러(약 186억원) 계약에 합의하고, 뒤늦게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스가노는 2020년 12월 포스팅시스템으로 처음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계약 불발로 요미우리에 잔류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의 관심을 받긴 했으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좌절했다.
여러모로 에이스로서 자존심이 상한 스가노는 지난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24경기에 등판해 15승3패, 156⅔이닝, 111탈삼진,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다. 평균자책점은 센트럴리그 2위. 자신감을 회복한 스가노는 다시 미국 진출 버튼을 눌렀고, 35살 늦은 나이에도 결실을 봤다.
스가노 도모유키. AP연합뉴스
스가노 도모유키. AP연합뉴스
꿈의 무대를 밟은 스가노는 풀타임을 다 뛰었다.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10패, 157이닝, 106탈삼진,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다. 선발투수로서 10승을 책임지면 보통 안정적이라고 보지만, 평균자책점이 너무 높았다. NPB 통산 평균자책점이 2.43인 투수인데, 2배 가까이 올라간 것. 스가노의 공이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는 그리 위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기록이다.
버즈와쳐는 '스가노는 볼티모어로 돌아오고 싶다고 표현했지만, 볼티모어가 스가노와 계약을 우선순위로 둘 이유는 없다. 36살인 스가노는 157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했고, 탈삼진율은 15%를 넘겼다. 모든 팀들은 늘 투수 뎁스를 필요로 한다. 볼티모어와 계약이 막힌다면, 스가노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거나 일본으로 돌아가도 놀랄 일은 아닐 것'이라고 바라봤다.
요미우리 1선발로 군림했던 스가노는 메이저리그 도전 과정에서 이미 여러 차례 자존심이 상했다. 굳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면서 미국에 잔류하는 것도 스가노 나이에는 의미 없는 일이다. 볼티모어와 재계약이 어려우면 일본 복귀가 유력해 보인다.
스가노는 일단 내년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한 상태다. 메이저리거 신분으로 대회에 참가할지는 물음표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