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두산 베어스의 현실이다. 9위라는 굴욕적인 성적을 냈으니, 선수들도 할 말이 없을 수밖에 없다.
두산은 20일 2026 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59명과 계약을 마쳤다고 알렸다.
연봉 발표 때마다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최다 인상액 및 인상률 기록자. 1위는 모두 내야수 오명진이었다. 오명진은 3100만원이던 연봉이 무려 1억1200만원으로 올랐다. 인상액 8100만원, 인상율 261.3%. 2020년 입단 후 사실상 처음 풀타임 시즌을 치렀는데, 단숨에 '억대 연봉자' 반열에 올랐다.
인상은 당연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호주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이승엽 전 감독의 눈에 띄어 중용이 예고됐다. 시범경기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물론 개막 후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풀타임 첫 시즌 치고 공-수에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타율 2할6푼3리 4홈런 41타점. 최저 연봉 수준이었으니 얼마까지 오를지가 관심이었다.
그런데 단 번에 1억원을 돌파할지는 몰랐다. 타율도 평범했지만, 107경기 출전에 안타수는 87개에 그쳤다. 그런데 연봉 인상은 거의 '신인왕급' 선수에 가까웠다. 파격적인 결과.
스포츠조선DB
이유가 있었다. 고과 최상위권이었다. 구단마다 고과를 책정하는 기준의 차이가 있지만, 두산은 오명진이 재계약 대상자 야수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두산 관계자는 "타격보다 출전 경기수, 수비 이닝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야수 중 그나마 대박을 터뜨린 선수가 다름 아닌 신인 박준순. 130% 인상률을 기록하며 6900만원에 사인했다. 박준순은 91경기 타율 2할8푼4리 2홈런 19타점 10도루를 기록했다.
그만큼 FA 계약 선수가 아닌, 일반 선수들 중에서 고정 주전으로 활약하며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한 선수가 없었다는 의미다. 그러니 팀 성적이 9등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오명진도 웃고만 있을 수는 없다. FA 박찬호가 영입되며 내야 주전 경쟁이 험난해졌다. 2루 포지션을 두고 오명진, 박준순, 강승호, 이유찬 등이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연봉 대박에 만족 없이,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피치를 올려야 한다. 경쟁자들이 막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