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쓰라고 만든게 아닌데' FA 보상 무력화 시키는 허점, 옵트아웃 남발 다년계약 이대로 괜찮나

기사입력 2026-01-22 05:07


'이렇게 쓰라고 만든게 아닌데' FA 보상 무력화 시키는 허점, 옵트아웃…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보상을 무력화시키는 비FA 다년계약, 이대로 괜찮은가.

이제 너도나도 '옵트아웃'을 포함시키는 시대가 될 것 같다. 보상 족쇄를 풀어버리고, 더 나은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니 그 유리한 제도를 유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KIA 타이거즈는 21일 FA 투수 조상우, 김범수 그리고 사실상 FA와 다름 없던 홍건희와 전격 계약을 체결했다. 조상우 2년 15억원, 김범수 3년 20억원, 홍건희 1년 7억원의 조건.

눈에 띄는 건 조상우와 홍건희의 계약 내용이다. 두 사람은 계약 종료 후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는 조항을 삽입했다. 조상우는 약속된 성적 달성시, 홍건희는 1년 후 무조건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조상우의 경우 KIA가 옵트아웃을 포함시켜주는 것에 대해 미온적이다가, 조상우가 워낙 완강하게 나오자 마지막 조율을 통해 선수측 의견을 수용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홍건희의 경우 옵트아웃 없는 1년 계약이라면, 두산 소속으로 받을 수 있었던 2년 15억원 조건을 걷어차고 나온 게 완전한 실패로 결론나기에 옵트아웃 조건을 넣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가시밭길을 걸었다. 조상우는 구위가 뚝 떨어졌고, 홍건희는 팔꿈치 부상 여파로 제대로 던지지도 못했다. 그러니 구단들이 두 사람을 향해서는 지갑을 닫았다. 두 사람 모두 애매한 계약을 할 바에는 단기 계약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후, 다시 대박 기회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전 같았으면 꿈도 못 꿀 일. 한 번 FA 권리를 행사하면 4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 하지만 지금은 비FA 다년계약이라는 제도가 있다. 그러니 구단이 보류권을 풀어주기만 한다면 FA와 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아니, 오히려 더 유리해진다. 보상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쓰라고 만든게 아닌데' FA 보상 무력화 시키는 허점, 옵트아웃…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실제 홍건희가 이에 불을 지핀 장본인이다. 2년 전 두산 베어스와 FA 계약을 할 때 2+2년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단순한 2+2가 아니라 2년 후 선수가 옵트아웃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홍건희는 두산과 2년 15억원 계약이 남아있지만 과감하게 시장에 나왔다. 보상이 없으니, 그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물론 결과는 안좋았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엄청난 힌트를 준 격이 됐다.


보상 때문에 더 좋은 조건을 끌어내지 못한다곡 생각하는 선수들이라면, 이제 FA 때 무리하지 않고 1년 계약을 맺을 때 옵트아웃을 요구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선수를 잡고 싶은 마음에 구단들은 선수측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 뿐 아니라 이미 '김재환 논란'으로 비FA 다년계약 보상 허점이 드러났다. FA 계약 종료 후 다시 FA 자격을 취득하는 대신, 구단에 보류권을 풀어달라는 조항을 넣어 보상 규정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모두 비FA 다년계약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들이었다.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처럼 몇 년 계약이든 FA 계약이 끝나면 다시 FA 자격을 얻게 해주는 게 가장 자유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선수들이 FA 권리는 무한 활용할 수 있고 구단들은 그 때마다 계약금을 줘야하니 KBO리그 구단들 운영의 현실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FA만으로는 선수들 자율권이 침해된다며 선수와 구단을 위해 만든 규정이 비FA 다년계약인데, 이게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보상을 없애고 사실상 더 유리한 FA 계약을 할 수 있는 꼼수의 수단으로 쓰여지고 있다. KBO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규정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별다른 대처를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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