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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자신감은 있는데, 저 혼자만 알고 있겠습니다."
박병호의 상징, 52번을 고수하는 후계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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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에게 박병호는 단순한 롤모델 그 이상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LG 시절의 서건창(현 키움)의 가교 역할로 시작됐다. 이재원은 "건창이 형이 LG에 계실 때 제가 병호 선배님이 롤모델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선배님께 연락해서 번호를 받아주셨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시작된 첫 통화는 무려 1시간 동안이나 이어졌다. 이재원은 "정말 많은 것을 여쭤봤고, 선배님이 제 마음을 깊이 공감해 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최근에도 캠프 출국 전 박병호 코치를 직접 만나 조언을 들었다는 그는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고 투수와 싸워라. 생각의 힘이 강하니 상황을 믿고 편하게 하라"는 박 코치의 격려를 가슴에 품고 캠프 장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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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에게 이번 캠프의 화두는 '완주'다.
과거 캠프 초반 의욕이 앞서 부상으로 낙마했던 아픈 기억 때문이다. 그는 "일단 안 다치고 완주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예전엔 저도 모르게 의욕이 올라와 오버페이스를 했는데, 이제는 평정심을 유지하며 몸을 만드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최근 박동원 선수가 "이재원의 한계는 아무도 모른다. 40홈런도 가능하다"고 치켜세운 데 대해서도 겸손함을 유지했다. 그는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지금 당장 제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록은 하다 보면 따라오는 것"이라며 담담하게 답했다.
군 복무 시절 압도적인 장타력을 뽐냈던 슬러거. 김현수의 KT 위즈 이적으로 외야 한자리도 비었다. LG 염경엽 감독도 확실한 타석수를 보장하겠다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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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고 출발하지만 자신감이 없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말이 앞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자신감은 있는데, 저 혼자만 알고 있겠습니다."
4년 100억원에 한화로 이적하며 큰 부자가 된 절친 강백호(KT)에 대해 그는 "야구 얘기보다는 잘 살아 있냐는 안부만 묻는다"며 싱긋 웃는다. 크게 부러움이 있는 눈치도 아니다.
현재 화두는 오직 스스로에 집중. 거창한 수식어나 화려한 목표 대신 '주어진 상황에 대한 최선'을 약속한 그가 애리조나의 뜨거운 태양 아래 어떤 '생각의 힘'을 길러올까.
가볍게 비운 마음으로 '롤모델' 박병호 코치의 조언을 새긴 LG 차세대 4번타자의 본격적 도전이 이제 막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