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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강정호 멘탈인데, 착한 강정호라고 생각하면 된다."
문보경이 1회말 만루포로 기선을 제압했다. 체코 선발투수 다니엘 파디삭이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도영의 볼넷, 이정후의 안타, 안현민의 볼넷으로 1사 만루가 됐다. 문보경은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볼카운트 2B1S에서 가운데로 몰린 4구째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았다. 가운데 담장 너머로 타구가 큼지막하게 뻗어 나가는 순간 2루에 있던 이정후는 홈런을 직감한 듯 양 팔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문보경의 국제대회 첫 홈런.
문보경은 "첫 경기다 보니 긴장을 조금 하긴 했다. 첫 타석부터 중요한 찬스가 와서 어떻게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다. 외야 플라이를 쳐서 팀에 도움이 되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동안 안타만 쳐서 조금 그랬는데, 홈런을 쳐서 전세기 세리머니를 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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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류지현 한국 감독은 문보경을 꾸준히 중심 타선에 넣으며 믿음을 보였다. LG 감독 시절부터 지켜본 문보경의 저력을 믿었기 때문.
문보경은 지난해 LG 구단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100타점을 달성했다. 김현수(현 KT 위즈)가 2018, 2020, 2022년까지 모두 3차례 100타점을 달성해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번도 연속 시즌 100타점을 달성한 적은 없었다.
문보경은 2024년부터 4번타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지난 시즌 141경기, 타율 2할7푼6리, 24홈런, 108타점, OPS 0.831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문보경에게서 강정호의 재능을 읽었다. 강정호는 3차례 음주운전으로 심진아웃을 당해 불명예 은퇴했지만, 재능은 진짜였다. 유격수인데 KBO 통산 902경기, 타율 0.298(3070타수 916안타), 139홈런, 545타점을 기록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뛰면서 통산 297경기 타율 0.254(917타수 233안타), 46홈런, 144타점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문보경은) 톱클래스다. 수비도 좋아지고 있고, 성향도 좋다. 강정호의 멘탈인데 착한 강정호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까 자기 것을 하는 것이다. 문보경은 홍창기, 신민재 등과 함께 앞으로 LG의 리더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근 KBO 구단들은 팀의 핵심 선수가 FA 자격을 얻기 전에 비FA 다년계약으로 묶어 유출 위험을 줄이는 선택을 하고 있다. 대신 FA로 시장에 나가지 않아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큰 금액을 보장해 주고 있다.
최근 한화 이글스가 11년 총액 307억원을 안긴 노시환이 대표 사례다. 노시환은 문보경과 같은 거포 3루수다. LG 트윈스는 문보경과 비FA 다년계약을 고려할 때 노시환의 계약을 기준점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300억원을 넘기지 않더라도 11년보다는 짧은 기간에 연 보장 금액을 키우는 조건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문보경은 국제 무대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LG의 계산이 복잡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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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